석가탄신일

by 마정열


해바라기 파종을 하며 날씨를 검색한다. 내일, 석가탄신일에 비 예보가 있다. 부처님의 은덕이다. 생명을 살리는 부처님의 자비가 이 땅에 가득하기를 빈다.


부처(佛陀)는 산스크리트어로 "깨달은 자", "눈을 뜬 자"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불교에서 모든 생물은 전생의 업보를 안고 살며 그 업보가 사라질 때까지 윤회한다고 하는데, 해탈에 이르러 완전한 깨달음을 얻으면 윤회를 벗어나 열반에 든다고 한다. 그러니까 해탈은 속세의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참 자유의 상태이다. 해탈한 마음에 의해서 깨우친 진리를 열반(涅槃), 니르바나(Nirvana)라고 한다.


어렵다.

참 자유를 어찌 쉽게 얻을 수 있겠는가? 고승들도 세상사를 부질없다고 되뇌인 것은 그만큼 속세에 대한 고뇌와 번민의 반증이 아니겠는가?


고려말. 나옹화상(懶翁和尙)의 시 ‘청산혜요아(靑山兮要我)’가 생각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석가모니 부처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설파하였으며 이 부처가 됨을 성불(成佛)이라 한다. 그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보살(菩薩)이 생겨났다. 보살은 스스로 깨달음을 여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머물면서 모든 중생이 먼저 이상세계, 피안(彼岸)에 도달하게 될 때까지 스스로 열반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람을 말한다.


해바라기 씨를 흙으로 곱게 덮으며 튼실하게 싹이 돋아나기를 빌어본다. 내가 보살은 못 되어도 적어도 내가 뿌린 씨가 싹을 틔워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정도는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사람임을 자부한다.

그리고 ‘말없이 티 없이’는 못 살더라도 자연의 순리에 따라 ‘물 같이 바람 같이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속에 차곡히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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