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녹지는 작고 예쁜 꽃들이 지천이다. 그중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것이 개망초꽃이다.
여름이 되어 산과 들이 녹음으로 채워지고 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앞다투어 피던 나무꽃들이 지고 풀꽃들이 많이 피는 계절이 되었다. 도심의 녹지대에서 흰색으로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꽃을 볼 수 있다. 가까이서 보면 가운데 노란색 두상화와 바깥쪽 하얀색 설상화가 배열한 모습이 마치 계란프라이처럼 보인다고 해서 계란꽃이란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개망초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이는 망초와 개망초는 북미 원산으로 19세기 개화기 들어와 자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망초는 밭농사를 망치고 그때가 일제 침략기여서 나라가 망했다는 경멸의 뜻으로 붙여 망초(亡草)라고 부르게 됐다는 설이 있다.
망초와 개망초의 외형적인 차이점을 살펴보면, 망초는 뿌리에서 난 잎은 뭉툭한 톱니 모양으로 잎이 밀집해서 둥글게 원형으로 난다. 줄기에서 난 잎은 길고 뾰족한 선형 모양을 하고 있다. 줄기잎의 배열은 줄기 기둥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난다. 잎의 솜털은 잎의 가장자리와 잎 뒷면 잎줄기에만 나 있다. 망초 꽃은 작은 흰 꽃잎이 피며 꽃술도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
개망초는 뿌리에서 난 잎은 넓고 각이 진 톱니 모양으로 망초와 같이 잎이 밀집해서 둥글게 원형으로 난다. 줄기잎의 배열은 어긋나게 번갈아 나며 작은 톱니가 있는 창끝 모양을 하고 있다. 잎 전체에 털이 나 있다. 개망초꽃은 흰 꽃잎에 노란 꽃술이 크게 보인다.
망초는 매우 생존력 번식력이 강하고 질기고 억세서 농사지을 때 큰 장애가 되는데, 망초와는 달리 개망초는 망초에 비해 뽑기 쉽고 농사에 지장이 덜하다.
개망초는 땅이 비옥하고 거친 것을 따지지 않고 비만 내려주면 불만 없이 잘 자란다. 따가운 여름 햇살도 마다하지 않고 들판을 덮고 있는 모습이 마치 메밀밭 같다. 우리 농부들은 개망초를 미워하지 않았다. 개망초는 좋은 거름이 되어 준다.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려 땅이 편하게 숨 쉬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또 중금속 등을 흡수하여 땅을 살려내는 역할도 한다. 또한 어린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해로운 성질이 거의 없다.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다. 이는 개망초의 꽃 모양, 즉 가운데 노란색과 하얀색 꽃잎이 둘러싸인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또한,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게 해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식물 이름에 '개'라는 접두어가 붙어 있으면 대개 '원식물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용도나 모양이 조금 못한' 의미로 붙였다고 보면 얼추 맞다. 물론 인간의 시각으로만 판단한 것일 뿐이다. 개망초는 망초처럼 싹이 난 다음 해에 꽃이 피는 2년생 식물이고, 비슷한 생육환경에서 자란다. 그래도 꽃이 망초보다 훨씬 크고 보기가 좋은 개망초 입장에서는 억울한 이름이다.
‘개’ 자 하나 덧붙었다고 함부로 여기지 마라.
가장 먼저 여름을 열어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비에 젖고, 바람에 쓸리고도 가장 늦게까지 남아 이 계절의 끝을 지킨다.
먼 이국에서 날아와 굳건히 이 땅에 뿌리내렸으니 이제는 소중한 우리 꽃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저 조용히, 그리고 우직하게 이 여름을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개망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