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디자인에는 가격이 매겨진다.
모든 디자인에는 가격이 매겨진다.
디자인의 의사결정에는 그래서 가격도 포함되어야 한다.
가격은 수요자를 결정하고, 수요자 중 최종 수용자 역시 결정하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과거에는
강남지역 곳곳에서 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이제 작업실도 집 근처이고 해서
이 부근에 있지 않을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그러고보니,
근처에 거의 매일 왔다갔다 하는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있었다. 자전거 5분 거리였다.
검색을 좀 해보니, 거짓말처럼 상상하던 것들이 모두 그 곳에 있었다.
시계수리점 .. 지난번에는 남부터미널 전자타운... (시계유리가 깨졌다..TT)
하드데이터 복구 .... 이건 전적이 없다.
지미백 또봇 변신 장난감 .. 테크노마트 지하... 이건 남대문 문구도매골목
그리고 옷 수선.... 내가 아끼고 즐겨입어 오른쪽 팔꿈치만 닳아 구멍이 난 aspesi 자켓
그런데 동생과 이곳을 들렀던 나는 고작 아이장난감만 하나 들고 나왔다.
다른 것은 모두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기대 이상으로 가격이 너무 비쌌다.
한국의 이동통신비는 이미 개인 소셜에서 밝힌 바대로,
실증적으로 밀라노의 4~5배 수준이다. 그런데 역시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쁜 것은 절대 혼자 서 있지 않는다.
몇 달 또는 반 년 주기로 한국에 돌아오는 나는,
거짓말이 아니고,
욕조위에서 물이 차오르는 것 처럼 한국의 물가가 내 몸을 기어 타 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 가격들을 보자. (오늘 내가 들렀던 상점 또는 서비스 센터의 바가지 요금을 비판하거나 까대는 것은 물론 아니다. )
하드수리 -- 접속을 하니 '쯕~, 쯕~' 소리가 나서 물리적 손상 --> 40만원
시계 유리 교체 --> 6만원
자켓 팔굼치 패치 --> 1만 5천원
짐백 장난감 --> 6만원 수준... 동생인 영규 삼촌이 조카 지미백 선물로 사주었다. 나도 두 장 보탰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모두가 불편해지고, 결국 남은 숨을 쉬기 위해 서로 투쟁하게 된다.
가격이 적정수준이상 오르면 , 결국 모두가 불편해지고, 사회는 거칠어지고, 사람들은 가물게 된다.
낮은 것들을 밟고 오른 누군가는 치열하게 살아남아
높은 곳에서 본인의 치열함을 자랑하고 뽐내겠으나,
거적댄 그의 몸 또한 상처투성인 것을 그는 모른다.
위정가들이 정치를 잘 해야 하는 이유 중의 중요한 하나이고,
시민이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물가에 놓은 아이같이
한없이 불안해진 한국의 물가,
이 일은 어찌할고.
직시하고,
고쳐야지.
*ps.1 다행히 오늘 들렀던 여러 장소에 대한 사진이 없었다.
찍었어도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제목란에 백그라운드로 들어간 그림. 체감은 이 그래프의 기울기보다 훨씬 급하다.
참고로, 한국의 출산율은 OECD 최하위라고 한다.
물가수준과 출산율, 서로 과연 무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