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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대규 JELMANO Dec 10. 2016

15년에 이탈리아에서 모아두었던  음악, 그리고 기억.

아이폰4s 속에 있던 보이스메모를 하나 씩 꺼내어 듣는다.

이런 식으로라도 정리를 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주말을 제대로  주말처럼 못 보내면, 그 다음 한주내내 괴롭듯, 한 해를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방식으로 마감하거나 정리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예외없이 들이닥치는 한 해를 맞는다면, 그 일년동안이 고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5년은 개인적으로 이래 저래, 정리와 계획 ,실행에 대한 평가 등 일상에 대한 관리 수준이 매우 높게 요구되었던 한 해였는데, 결과적으로 계획은 고사하고, 정리조차도 평년만 못했던 것이 (굳이 다이어리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너무나 명백하여 2015년 연말의 주류적 감정은 내내 '불유쾌'였다. 그렇게 이런 저런 술자리 핑계, 몸살 등등으로 미루어진 정리를 그 해안에 못하고, 결국 그나마 첫 해의 첫 주말에 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 '그나마 다행' 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이탈리아 속담에는 이런  말이 하나 있다.  '늦게 가는 것이, 아예 안 가지 않는 것보다 낫다(Meglio tardi che mai). '


12월초 휴대폰을 아이폰6로 바꾸었는 데, 아직도 그 폰을 다음 주인인 아내에게 인계하지 못하고 있다. 정리가 안되고 있는 2015년 삶의 모습의 상징적 단면이다. 이유는 있다. 기존 폰의 자료가 제대로 새 폰으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자동백업이라는 과정을 통해서는. 컴퓨터 저장공간의 문제로 기존 아이폰의 모든 자료를 컴퓨터에 백업할 수 없는 사정이 그 현상의 원인일 것이다. 일부를 수동으로 새 기기에 옮기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간에 필요한 것을 재인식할 수 있고, 불필요한 것을 버릴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동으로 옮겨야 하는 자료 중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주로 차나, 공공장소,행사장등에서 듣고, 허공으로 날아가기 전에 전화기에  잡아 두었던 음악들인 보이스메모이다. 올해의 그것을 풀어보면서, 다시 한번 듣고 별로인것은 예전기기에 지우고, 괜찮은 녀석들을 이곳에 한 번 풀어본다.








 참고로 예전 기기에는 있던 어플이나 새로운 기기에서 설치하지 않은 어플은 다음과 같다.

1. telegram

2.Evernote

3.Airbnb





그리고 계속 쓰고 있는 어플

1. Sleep Cycle

2. Lumen Trails

3.NeoSoarBook


...


2016년 12월이다.

올 초에 썼던 글을 왜 아직 못 올렸던 것일까.


음악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위의 어플 중 지금쓰고 있는 것은 에버노트가 유일하다.

일년만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칠흙같은 정적이 필요한 시기가 다시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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