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제숙 Feb 10. 2021

밤의 풍경

나를 위로하는 사진

200일이 넘게 매일 글을 올린 탓인지 겨우 이틀 쉬었는데 금단현상이 온다. 습관이란 이래서 무서운 거다. 바꿔 말하면 좋은 습관은 삶에 유익하겠다는 생각이다.


밤 늦은 시간, 불을 밝히고 홀로 책상앞에 앉아 만지다 밀쳐두었던 시조 두 편을 들여다보고 있다. 비대면 수업 중이어서 단체톡에 이 주간 쓴 시조를 올려야 하는데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

그러면 또 어떤가 싶다가도 과제를 빼먹다니 배우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지 싶기도 하다.


두 마음이 자주 이렇게 갈등한다. 지금껏 너무 모범생으로 살아왔으니 이제부턴 좀 불량스럽게 살거야, 하며 몇 년 전부터 노래를 불러왔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규칙과 규범을 준수하고 나를 단속하고 가끔은 다그치기도 한다. 스스로 정해놓은 선을 넘지 못하고 반듯하지 못한 것을 참기가 어렵다.

문제는 나 자신이 이러니 다른 사람의 사소한 어긋남도 눈에 거슬린다. 한 마디로 까칠함 그 자체다.


내가 바라는 삶은 부드럽고 온유한 그것인데, 살짝 푼수 짓을 하며 말랑한 어른이 되는 것인데...



책상 앞에 앉았다가 일어나서 사진을 찍었다. 찍고 나서 보니 마음에 든다. 2021년 2월 어느 날, 펜데믹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견디고  있는 중이라고 훗날 회상할 수 있을 듯하다.


***늦게나마 과제물은 완성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데드라인을 넘겼다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문학의 자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