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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Sep 09. 2022

구월

구월이다. 추석이고 연휴 시작이다. 해마다 8월 말쯤이면 패티김의 <구월의 노래>를 듣곤했는데 아니 저절로 어디선가 들려왔었다. 언젠가 나보다 연배가 좀 어린 사람에게 물었더니 그 노래를 모른다고 해서 새삼 내 연식이 꽤 됐구나 생각했다.

아무튼 느리고 고요한 구월 추석연휴 첫날인데, 얼마전까지 내가 살았던 포항에 닥친 재난으로 마음이 무겁다.


집 근처 호수 둘레길을 돌다보니 까치 두 쌍이 서로 반갑다고 인사중이다.

먼길 운전에 자신이 없어서 고향가는 것도 포기하고 도서관에 갔다가 저녁에는 약식으로 명절음식을 조금 만들어볼 참이다. 자고로 명절음식은 푸짐해야 하는데 물가가 어마무시하다. 어제 착한 장보기를 해두었다.


그래도 구월은 가을의 시작, 아름다운 계절이다.



    구월


무거운 청춘을 차라리

벗어버리니


맨가슴에 안기는

육필 편지같은 계절


소리도

소문도 없이


가만히

접선하는


#시 #시조 #홀가분해서 오히려 충분한 #구월 #추석 #구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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