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당신이라는 '형통'을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을 만나는 행운"

by 이음

새해 인사를 건네온 옛 팀원에게서 뜻밖의 고백을 받았다.

신년 예배에서 '형통(亨通)'에 대한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데 문득 내 생각이 났단다.

"팀장님, 직장인에게 형통은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안목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거래요. 저에게는 팀장님이 그런 분이었어요. 정말 행운이었죠."

메신저 너머로 들려오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오히려 그런 멋진 후배를 팀원으로 곁에 둘 수 있었던 건 나에게 영광이고 든든한 복이었다고 답하며, 나는 '형통'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곱씹어 보았다.


뜻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


국어사전은 형통을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되어가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의 팀장 시절은 단 한 번도 뜻대로 술술 풀린 적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프로젝트는 꼬이기 일쑤였고, 팀원들 사이의 오해와 다툼을 중재하느라 진땀을 빼던 날들도 부지기수였다.

'만사형통'과는 거리가 먼, 매 순간이 고비이고 숙제였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다. 시간이 지나 우리가 그때를 떠올릴 때 남는 것은 '어려움'이 아니라 '함께 풀어냈던 기억'이다.

치열하게 부딪히고 결국 협업하여 성과를 만들어냈던 그 뜨거웠던 과정들.

어쩌면 형통의 진짜 의미는 '문제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어떤 문제가 와도 함께 헤쳐 나갈 사람이 곁에 있는 상태'가 아닐까.


사람이라는 안목, 안목이라는 인연


후배가 말한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안목'은 리더인 나에게만 필요한 덕목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후배의 안목이 있었기에 나 역시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어려운 과정을 풀어가며 얻은 보람, 그 속에서 훌쩍 자란 내면의 키. 이 모든 성장은 결국 '사람'이라는 연결고리 안에서 이루어졌다.

후배는 나를 만나 행운이라 했지만, 사실 그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뎌주고 지금은 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책이 나오면 꼭 사겠다"라고 말해주는 그 존재 자체가 나에게는 가장 큰 형통이다.


기분 좋게 닫는 하루의 끝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하며 이미 구독 버튼을 눌렀다는 후배.

그의 따뜻한 응원 덕분에 오늘의 공기는 유난히 달콤하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지난 시간의 노고를 '행운'이라는 예쁜 단어로 포장해 준 그에게 지면을 빌려 답하고 싶다.

"덕분에 나의 지난 20년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껴. 너라는 사람을 만난 것이 나에게는 진정한 형통이었어."


내일의 업무도, 앞으로의 삶도 모든 일이 내 뜻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들이 곁에 있고, 서로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는 안목이 살아있는 한, 우리는 언제든 다시 '형통'할 수 있을 테니까.


[이음의 한 줄]

"진정한 형통은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도 곁을 지켜줄 귀한 사람을 얻는 것입니다."


​오늘 당신의 곁에서 함께 노를 저어준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