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서정(冬日抒情)

by 지구 사는 까만별




겨우내 엄마의 논밭이 겨울잠에 들면

엄마의 재봉틀이 긴 잠에서 깨어나

엄마의 발구름에 맞춰

낡게 덜그럭거린다.


그 옆에 막내가 엄마 발에 드리운

그림자를 잡으며 논다


막내는 엄마가 집에 있는 겨울을 좋아한다.

논밭이 자는 동안에만

막내의 머리 위에 엄마의 손이 닿을 수 있기에


아지랑이를 싫어하는 막내는

햇빛에 엄마를 뺏길까봐

버선 만드는 엄마손에 기어오르는 햇살을 쫒아낸다


햇살이 막내를 비추자

아이는 결국 꾸벅꾸벅 고개를 끄덕이고

방 안에 도래한 햇살에게 시골 여인은

제 봄이 와도 괜찮다고

제 눈을 진지하게 빛과 마주한다


여인이 낡은 겨울을 돌린다

천에 시간이 박힌다

박힌 시간이 막내를 지켜주길.

여인이 햇살 아래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