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동물의 몸으로
대나무만 먹는 너에게서
이족보행을 하는 한 잡식동물이 겹친다
대나무색 옷을 입은 내가
너에게 대나무 숲처럼
자연스러워지기까지
대숲에는 몇 번의 눈이 내렸을까
너는 벌써 어미가 되기 위해
며칠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산고를 겪는다
잡식동물마냥
산고에 울고
몸을 비틀어도
너는 홀로 존재하여야 하고
양수에 미끌거리는 태아를
두 손에 다칠세라
입으로 수차례 겨우 물고
축축해진 배에 얹어 젖 물리고서야
이족보행의 나는
잊어버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대나무만 먹는 육식동물과
이족보행의 잡식동물
부모라는 공통점 하나로
오늘도 작은 심장을
두 앞발과 두 팔로 건네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