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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정화

디스크

by 지구 사는 까만별



여태껏 내 신체에

무심히 자리 잡은 것들을

덥석 차지하는 불청객이 있다


굽이굽이

바퀴를 구르다 부딪힌

상흔과 궤적


한 겹의 살을 열고서야

조금씩 참아왔던

육신의 인내가 드러난다


손님이 왔기에

나의 방에

필요한 것만 씻겨간다


에 똬리를 틀어온

뒤돌아봐도 볼 수 없는

불청객이 잠시 지나가면,


거울에 얼굴의 변화대신

어깻죽지의 손톱자국들을

조용히 비춘다


병원으로 향하는 나의 등에

햇살이 선단처럼 쪼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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