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초하루
세월이 더덕더덕 붙은 벽지에
빳빳한 새 종이의 낯선 달력이 걸린다
어르신이 반나절 걸어
은행에서 받은 음력들
큰 글자보다
키 작은 절기와 음력에
어르신의 동그라미가 가득하다
오늘은 큰 글자에도 빨갛게 칠해진
겨울의 새날
차례상이 그득해지고도
인사하고자 해처럼 밀려오는
일가친척들을 중천이 되어서도 기다린다
정 붙은 사람만 모였는데 향 너머는 고요하다
외풍에 펄럭이는 장지 같은 달력 맞은편으로
까만 두루마기들이 펄럭이다
얼큰해져 붉은 마음
일출을 품은 고향을 등지고
두루마기가 한해 익어서 돌아선다
새 달력에도 향이 입혀
거친 손의 어르신에게 길들여진다.
P.s 한국의 설날, 구정을 맞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과 까치와 함께 훈훈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설 쇠고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