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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정화

편지

by 지구 사는 까만별




밤새 은하수 빛이

종이에 촘촘하다


검은 별로 가득한

마음을 접어

납작하게 봉하면

봉투안에서 작은 심장이 뛴다


낡은 지식들 사이에서

어제의 신선한 감정으로

그대에게 걸어가는길


수줍게 웃는 길가의 꽃들을 지나

빨간 우체통이

한 발 한 발 내게 걸어온다


검은 별로 가득한 은하수가

공전하는 걸 빰으로 느끼고서


봉해진 주소를 향해

발신인으로 가는 궤도를 타러

빨간 암흑 속으로

톡 떨어진다









P.S 우주 같은 인간의 마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빨간 우체통이란 큰 어둠으로 보냅니다.

메시지가 있는 지금과 달리, 다른 공간에 있어도 쉽게 같은 시간에 있을 수 없었던 그 시절.

마음을 받는 시점, 마음을 읽는 공간이 달라도 다른 마음에 감동을 받았던 걸 보면, 인간의 마음은 은하수처럼 아름다운 거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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