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일을 할 때면 그곳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아마 그곳을 떠나는 일요일 밤부터 나의 그리움은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제일 바보 같은 것이 여기서 저 생각하고 저기서 여기 생각하는 것이라지만
그것이 어리석고 바보 같은 짓인지 알면서도 그 생각을 고쳐 먹을 수가 없다.
주말에 그곳에 가서 무엇을 할 지 그곳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누구랑 갈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어떤 일을 할지.
온통 머릿속에 그 생각뿐이다.
그곳에 가면 사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없지만 언제나 욕심을 낸다.
무작정 하루고 이틀이고 쉬는 법은 없다. 빡빡한 스케줄로 주중의 일상 보다도 더 바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는 항상.
그 곳에서의 시간은 느리다.
아니 어쩌면 엄청 빠르다고 생각된다.
도착했네 하면 벌써 떠날 시간이 되고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른 아침 시작하지만 돌이켜보면 하루는 너무나 금방 지나간다.
누구 하나 나에게 시키는 일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상 분주하다.
그런데 이상한 건 피곤함도 귀찮음도 짜증도 없다.
흘리는 땀만큼 개운하고 행복하고
편안하다.
내리쬐는 햇살만큼이나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며 그것에 항상 매료되고 만다.
부여. 충남 부여군 임천면 만사리.
이곳이다.
작년 여름 시작한 나의 5도 2촌 생활. 1년 남짓 되었다.
그동안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집이며 마당이며 밭이며.
그런데 그곳이 가장 변화시킨 건 바로 나다.
목표와 목적을 만들어 주고 나만의 동굴이 되어 주고,의미를 찾게 해 주었으며 미래를 꿈꾸고 설계할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곳은 내게 그런 곳이다.
스치는 바람도 내리쬐는 햇살도 멈춰 있는 듯한 풍경도 사시사철 변화하는 들판과 산도 그리고 그곳에서 나를 반겨주는 몇몇 주민들도 나에게 항상 그리움을 주고 기다림을 준다.
그곳은 내게. 항상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If Only I Wer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