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한 5도 2촌의 삶이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그 중에 중요한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작년에 집수리를 하면서 와이프와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무더운 여름에 시작한 집수리는 물론 큰 것은 업체에 맡겨서 공사를 했지만 할 일이 너무도 많았다.
오래된 농가 주택이니 당연하겠지만 돈을 아끼자는 차원에서 또 내 집이니까 내가 하겠다는 마음으로 덤벼들어서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수리를 시작하기 전에 허리병이 도저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것이 많이 좋아졌고 살도 5kg 이상 빠졌다. 건강이 많이 좋아진 것이다.
그렇게 1년 동안 꾸준히 5도 2촌 생활을 하며 그동안은 해보지 않은 다양한 경험과 일을 하게 되었다.
그중 5월 말부터 시작한 농사일.
처음에는 그냥 밭에 나무나 왕창 심으려는 계획이었다.
주말생활이라서 관리가 힘들겠지라는 생각과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사실 덤빌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아내가 쌈채소와 집 식구들 먹을 것들을 키워보고 싶다는 말에
밭 한쪽을 갈고 옥수수, 몇 그루의 나무, 오이 등을 심었고
이번 주에는 상추, 파, 애호박 등을 심어 식구를 늘렸다.
화단 조성에 배수로 공사에 혼자서 하다 보니 너무 힘든 한 주였다.
그리고 엄청난 뙤약볕. 새카맣게 탄 피부가 말해주듯 정말 더웠다.
물을 드리 붓지 않고서는 버티지 못할 만큼. 아내는 고구마 순과 여러 가지 야채를 심었다.
힘들어 보이기는 했으나 즐거워 보였다.
그렇게 이틀 정도를 부여에서 농사를 짓고 농사를 위한 일들을 했다.
농사. 생각이나 한 적이 있을까.
예전 학식 높고 청렴한 유생들이 자기가 먹을 텃밭을 만들고 농사일을 한 이유를 알게 되면서
간접적으로 대단하다는 생각만 했을 뿐 나와는 먼 이야기였다.
삼국지의 그 유명한 삼고초려에서도제갈량이 농사일을 하고 있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이전엔 손에 무엇을 묻는 것이 너무 싫어 게도 먹지 않았는데 지금은 흙과 퇴비도 잘 사용한다.
농사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힘든 일이라 고 생각한다.
지금은 가족 중에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없지만
고되고 힘든 작업임에는 그 어느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것이다.
그 힘든 일을 하는데도 더 건강해지는 느낌은 뭘까.
하루 종일 땀을 흘리고 뙤약볕에 그을리고 녹초가 되어도 그 상쾌함 때문에 또다시 반복하게 된다.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은 날아가고 삶의 여러 가지 걱정 대신
오직 더위와 노동에만 집중해서 이겨내야 하기에 정신이 맑아진다.
아마도 예전 유생들이 그래서 농사를 '천하지대본'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올해는 들깨와 서리태를 약 200평의 밭에 심어볼 생각이다.
힘들겠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 중간중간 이걸 왜 시작했지 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말이다.
나에게 새로 생긴 취미는 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줘서 너무 좋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If Only I Wer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