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바램

깨달음에 대하여

by 김승태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요즘 아빠는 너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너의 시간과 공간 속에 이 아빠가 빠져들어 네가 되어 유영하는 듯 설레고 긴장되고. 아침에 너의 등굣길을 배웅하고 각자의 시간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저녁시간이 너와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때로는 앞으로의 너의 꿈과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하늘이 주신 가장 선물이 아닐까 해. 너도 알겠지만 아빠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못되었어. 할아버지는 집안의 일 보다는 밖에서의 일의 관심이 많으셨고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의 빈자리와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시느라 항상 바쁘셨지. 그래서 아빠는 너희들과 함께 하면서 항상 다짐했어. 나의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추억을 만들겠다고. 물론 쉽지 않았어. 지금도 그렇고. 어느 날부턴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알게 되고 네가 바라는 것과 아빠 생각하는 책임과 의무가 다른다는 것을 깨닫는 그 순간부터 아빠는 진짜해야 할 일을 알게 된 거 같아. 언젠가는 또 다른 평가가 되겠지만.


고등학교에 간 너를 보며 아빠의 그 시절을 많이 떠올리게 되고 그때 꿈꿔온 것들에 추억 꺼내놓곤 해.


선생님과 글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을 만들고, 글을 쓰고, 관심분야인 미술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너무 좋다는 너의 그 말에. 아빠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어. 그리고 너무 고마웠어. 요즘 부쩍 너의 미래에 대해서 아빠에게 많이 얘기하곤 하지. 어떤 대학에 가고, 어딜 여행하고 싶고, 어떤 글을 쓰고 싶고, 어떤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그런 얘길 할 때의 넌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부자가 된 것처럼 눈을 반짝이며


행복해하지. 어떻게 그런 너른 보며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빠에게 삶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 준 너를 사랑한다. 나의 아들아.


고마워.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If Only I We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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