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은 유치원에 다닐 때였던 것 같아.
아마 6살쯤 됐나.
그 즈음 너는 그림 드리는 것을 너무 좋아했어.
다른 아이들이 그러는 것처럼 엄마, 아빠는 그냥 한때 관심을 갖고 그러는거겠지 라고 생각 했어.
많이들 그랬으니까.
그때 아들과 비슷한 나이 또래가 있는 집에 가면 흔히들
벽지가 온통 그림으로, 아니 추상화로 가득 차 있었지. 그랬어.
초등학교에 가면서는 어디를 가던 미술용품을 준비해 달라고 했고 특히 가족여행을 갈 때는
엄마, 아빠의 여행 목적과는 달리 아들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주목적이 되었어.
이젤이며 의자, 수채화. 유화 물감 등 한 짐씩 싸고 다녔지.
그림은 엄마, 아빠가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그림들이었지만
네가 행복해했고 엄마, 아빠의 안목이, 수준이 낮아서 너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어.
그러더 중 경남 진주에 가족여행을 갔을 때였던 거 같아.
호텔방에서 아침에 자다 깬 네가 호텔에 구비되어 있는 메모지와 볼펜에 뭔가를 그리기 시작하더라고.
일어나자마자 그림을 그리는구나.
우리 아들 미술 참 좋아하네 하고 생각했어.
그림을 다 그러고 나서 네가 그것을 내밀면서 '아빠 나 이거 한 번에 그렸어'.
이러더라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들었어.
네가 설명하기를 펜을 한 번도 떼지 않고 그렸다는 거야
많이 놀랬어.우리 아들이 참 독특하구나. 소질이 있구나.
아빠는 그때 생각했어. 너의 소질에 대해서.
물론 지금은 다른 장르의 예술을 하고 있지만
우리 아들은 어릴 때부터 아빠를 많이 놀라게 기쁘게 해 줬어.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밀던 그 그림이 아빠는 이 세상 최고였어.
고마워 아들아.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If Only I Wer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