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 고쿠라지 고토쿠인에서(20241020)

by 김승태

청동 좌불상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늘 하던 나의 루틴이다.

절, 사원 어딜 가던 이렇게 앉아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한다.

물론 여기는 다른 곳과는 다르다.

휴일 시장중간 어디쯤 앉아 있는 느낌이다. 사람이 많다.

이곳의 부처님을 뵈러 오기 전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다.

외국인은 나 밖에 안 보이는 마트에 들려서 바나나, 푸딩, 오니기리를 샀다.

돈도 아끼고 싶었으나 마땅히 먹고 싶은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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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에 담아 먹을만한 곳을 찾았는데 반입금지.

발길을 돌려 좀 더 찾을까 하다가 대로변 벤치에 앉아 음식을 담은 봉지를 풀었다.

엊그제도 그랬지만 한국이라면 가능할까? 먹다 보니

옆에 일본인 아저씨 나와 비슷한 또래가 같이 식사를 한다.

체면, 누가 볼까 무서워, 나이 먹고 뭐 하는,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겠지.

한국이라면. 아니 시작도 안 했을 수도 있겠지.

그렇게 디저트까지 먹고 일어났다.

일본이라서 할 수 있었을까. 알아볼 사람이 없어서.

다신 안 볼 사람들 이라서. 여행객이라서.

그냥 나 편한 대로 했다. 그게 편해서. 그게 나니까.

체면 말고 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부처님은 많은 이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사람들은 웃음을 드린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대로...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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