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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준 May 31. 2022

차도선(車渡船) 섬 여행

포토 에세이 (9) / SW중심사회 2022.05

우리나라는 산만큼이나 섬이 많다. 남해와 서해 일대는 다도해라 불릴 만큼 많은 섬이 수평선을  깨뜨리며 흩어져 있다. 대부분 무인도지만 사람이 사는 유인도도 적지 않다. 육지와 가까운 섬은 연륙교로 연결돼 육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다리를 놓을 수 없는 작은 유인도가 서해와 남해 주변에  넓게 펼쳐져 있다.  섬은 그 자체로 낭만적인 요소를 품고 있어 여행객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나 편의시설 부족, 배편 예약의 어려움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연근해 섬 여행에 관심이 높아졌다. 탁 트인 청정 바닷가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섬 일대를 트레킹 하는 여행객이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섬들도 펜션, 도보 산책로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여행객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예전에는 선박 편 예매가 쉽지 않았는데, 이젠 섬 여행 앱만  설치하면 편리하게 표를 예매할 수 있다. 섬 여행을 위한 제반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이제 마음먹고  배 타는 일만 남았다. 섬에 가는 선박 편에는 여객 전용 페리(ferry), 차와 승객이 함께 승선하는 차도선(車渡船)이 있다. 페리는 고속으로 운행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실 안에만 머물러야 하는 답답함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차도선은 느리지만 갑판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바다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섬 여행이라면 차도선을 이용하는 게 좋다. 길어야 2시간 남짓, 갑판 위에서 갈매기 무리의 멋진 비행을 감상하고 뱃길 주변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섬 풍경을 만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배에 차를 실을 수 있으니, 차박족들에겐 바닷가 야영의 즐거움도 함께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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