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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준 Jul 13. 2023

그림자

포토에세이 / <SW중심사회> 2023.07

그림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미술이나 사진 같은 평면예술에서 그림자는 이미지 형태를 완성하고 입체감과 감성을 불어넣는다. 그림자는 보통 어두움을 상징하지만, 대상이나 배경에 따라 색감과 농도의 차이를 보여주면서 밝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차이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림자는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지만, 필연적인 존재로서 주연의 존재를 부각하거나 감추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간 사회에도 그림자 같은 존재가 있다. 그들은 예술 속 그림자처럼 주인공의 모습을 가질 순 없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줄 때가 있다. 주연 바로 옆에서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은근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주인공의 존재에 영향을 준다. 그림자는 주인공이 사라지면, 자신도 즉시 사라지는 운명을 타고난다. 그러니 주인공의 위치에 서거나 넘어서려는 욕망을 꿈꿀 수 없다. 자신의 운명과 위치를 망각하는 순간 아픔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 사진: 인천 소무의도, 강원도 하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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