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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산다는 것

<조용히 걷는 생각들> (2)

by 이호준

과거의 미래는 현재이며 미래의 과거 또한 현재다.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고리처럼 이어져 순환한다. 현재는 단순한 ‘지금’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연결점이다. 우리는 종종 지나간 과거에 머물거나 오지 않은 미래에 기대며 현재를 소홀히 한다. 과거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다. 그 속에는 추억과 후회 그리고 교훈이 담겨 있지만 그것이 지금을 지배하게 두는 순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다.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그곳에 마음을 빼앗기면 삶은 방향을 잃고 흔들린다. 결국 과거와 미래는 현재를 통해서만 의미를 얻는다. 현재는 두 시점을 잇는 고리이자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렇다고 지금만을 바라보라는 뜻은 아니다. 의미 있는 삶에는 방향이 필요하다. 방향 없는 삶은 표류하는 배와 같고 목표 없는 시간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와 같다. 그 방향은 막연한 기대나 두려움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선택과 행동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우리가 현재를 충실히 살아갈 때 과거는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고 미래는 현실이 될 준비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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