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약한 마음

23

by 이그림

낙산사 찻 집

언제부터인가 굳은살이 갈라져

붉게 벌어진 손 틈이 아려온다.

꽤 아프다.

어제 새벽 마산에서 버스를 타고 강릉을 거쳐 결국 왔다.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리려 뒤도 안 돌아보고 왔는데

온종일 마음속 무거운 돌덩이를 품고 있듯

불안의 연속이다.

마음이 좋지 않다.

이런 마음의 유약함을 없애달라

낙산사의 부처님께 기도드렸는데 들어주실지는 모르겠다.


여러 가지로 심정이 복잡했다.

내 탓일 수도 아닐 수도

그래서 또 마냥 떠나고 싶었다

떠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언제나 수심이 가득한 얼굴

거울을 보며 겨우 미소 지어야

한 번은 웃던 내 얼굴이 싫었다.


그렇게 도망치듯 새벽에 몰래 떠나온 집 내 보금자리

꽤 멀리 떠나는 여정이라서 그럴까

강원도의 폭설과 그로 인한 고립에 불안감이 가득

때아닌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긴장감이 가득

여행의 시작은 아이러니하게도

거부했던 그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고 싶음을 바란다.


복잡하다 모르겠다.

이렇게 마음이 유약한데

흔들리는 갈대만큼 작은 바람에도 휘청하는데

세계일주를 할 수는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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