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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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림

머리가 너무 아프다.

아프다 못해 어지럽고 두통이 너무 심해 누군가 귓속에 대고 끝없이 속삭이는 느낌이다. 먹먹하고 머릿속이 온갖 꿈틀대는 것들로 가득 차 이럴 거면 차라리 터져버리는 게 나을 듯싶다. 정신분열이 이러다 오는 것인지 이러다 미쳐버리는 건 아닐지. 정신줄을 꽉 잡고 있으려 해도 이 징글징글한 잡생각들이 도무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를 집어삼킬 듯 잡아 먹힐 것 같다. 사람의 뇌가 이렇게나 많은 생각이 가능할까 할 정도로 과부하가 걸린다. 이런 내가 믿기지 않는다. 멈추고 싶은데 멈추는 방법을 잘 모르겠고 터뜨리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차마 글로 옮기기에도 부끄러운 정말 별것 아닌 일까지 신경을 곤두서서 그깟 일이 내 머릿속을 다 차지하고 있는데 정말 미쳐버리겠다. 내가 정말 예민하고 까칠한 사람이어서 별 것 아닌 일에도 반응을 하는 건지 아님 이 일이 그럴만한 일 인지도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런 일이든 아니든, 지금 나는 문제가 많다 암튼 내가 이렇게나 신경질적이고 옹졸한 사람이었는지 새삼 대시 깨닫는 중이다.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다짐하면서 일에서 할 수 있는 수 만 가지 실수란 실수를 다 하고 다닌다. 한심하기 이를 때 없다. 차라리 일을 정리해 버리면. 그러고 싶다. 이 일은 도무지 내게 맞지 않는 일이다. 웃으며 사람들을 상대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들을 상대하고 주변 평판을 의식하고 하나둘씩 암묵적인 강요에 수긍하고 암만 생각해도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이 틀림없다.

쓰레기 같은 잡생각에 몸을 망가뜨리면서 까지 굳이 기어이 기어이 끝없이 엉켜진 실타래를 만들어 머릿속을 꽉 채우고 다니는. 암만 생각해도 내가 너무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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