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I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3가지 가치, 다양성(Diversity), 공정성(Equity), 그리고 포용성(Inclusion)을 의미한다. 다양성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서로 공존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양한 배경이란 인종, 성별, 종교, 성적 취향, 사회경제적 지위, 언어, 장애, 종교적 신념, 정치적 관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AT&T, 구글, 우버, 3M, 러쉬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다양성 보고서를 발표하여 조직원 다양성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공정성은 제도나 시스템에 의한 절차나 분배에 있어서 공정을 추구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개념인 평등(Equality)과 달리, 공정은 모든 사람 간 격차가 있음을 인정하고 장애인, 고졸채용자, 비정규직근로자 등 비주류 구성원도 균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적절한 발판을 마련하는 개념이다.
포용성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개인이 조직에서 ‘다름’을 존중받고, 그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포용성을 증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토대는 심리적 안전감이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에이미 에드먼슨의 책 <두려움 없는 조직>을 통해 널리 알려진 개념으로 ‘조직 내에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도 자신에게 피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느끼는 마음’을 말한다.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여 개개인이 가진 ‘다름’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여 팀워크를 높이고, 결론적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포용성의 핵심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DEI는 이미 기업 내 전담 부서를 설치할 만큼 중요한 관리지표이다. 실제로 구글은 2017년부터 2000명의 정예 직원으로 구성된 ‘다양성 포용성 전담팀’을 설치해, 구글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기획에서 출시까지 전 과정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 감독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DEI를 관리하는 것은 실제로 어떤 성과를 창출하고 있을까?
기업이 조직 내 DEI를 관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를 아래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협업하게 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솔루션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개개인이 가진 배경, 경험,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으며, 더 효과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성하여,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또 딜로이트 연구에 따르면 사고의 다양성을 갖춘 조직은 위험에 대해 빨리 감지해 조직의 위기를 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과 공정성, 포용성을 관리하여 인재 풀을 확대하면, 더 나은 인재를 선점할 수 있다. 또한 포용성이 높은 기업 문화는 이직을 결정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용성이 높은 조직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이직의사를 가지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1%의 미국인 근로자가 고용주가 DEI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Goodhire).
DEI 실천은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매킨지에 따르면 미국인 3명중 2명은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또한 미국의 경영 컨설팅 회사 Accenture의 조사에 따르면 DEI 실천이 높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제품이나 서비스 매출이 29% 높으며, 고객 충성도가 39%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DEI 관리는 위 세 가지 기대효과와 함께 수익 창출에도 확실한 영향을 미친다. 맥킨지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다양성이 상위 4분위에 속하는 기업은 수익성 측면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35% 더 높았다. 또한 HBR 연구에 따르면 여성파트너 고용 비율을 10% 늘린 벤처캐피탈 회사는 매년 9.7%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펩시콜라를 만든 글로벌 기업 펩시코는 조직 내 DEI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성과로 연결시켰다고 평가받는 대표기업이다. 펩시코가 다양성에 눈뜬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는 미국에서조차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기였으며 대다수 미국기업의 최고경영진은 백인남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2003년 기준 미국기업의 임원 중 84.5%가 백인이었고, 성별 격차도 극심했다. 당시 펩시코의 CEO 스티브 라인문트는 “조직 내 다양성을 높이는 일은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는 주장을 통해 조직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유색인과 여성 임원의 비율을 관리하여 6년간 각각 17%, 29%로 비중을 높였다. 또한 다양해진 조직구성을 활용해 상품개발과 마케팅에도 변화를 주었다. 히스패닉 고객 대상 ‘도리토스 나초칩’, 흑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운틴 듀 드레드’, 아시안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와사비맛 스낵’ 등이 그 결실이다. 다양성 노력은 2005년부터 매출성장률의 1% 이상을 기여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바탕이 되어 2006년에는 포춘 500대 기업 최초로 인도계 여성을 CEO로 선임하였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CEO’로 평가받는 인드라 누이 전 회장이다. 인드라 누이의 뛰어난 경영능력은 널리 알려져 있다. 펩시코의 성공이 오직 DEI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을 존중하고 함께 공존하려는 지속적인 기업의 노력이 혁신의 기반이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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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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