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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GM세계경영연구원 Oct 29. 2021

Metaverse, 현실과 가상이 이어지다(1)

'넥스트 인터넷'으로 주목 받는 메타버스, 거품일까? 미래일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의 경제·사회 활동에 비대면이 녹아 들었다. 그리고 비대면 시대를 맞아 2000년대 초 싸이월드와 세컨드라이프 등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가 식은 메타버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여기서 메타버스(Metaverse)란 초월·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로, 한마디로 디지털로 구현된 가상세계이다.

현재 메타버스에 대한 시선은 둘로 나뉘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2020년 연례개발자대회에서 ”지난 20년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 미래 20년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일이 벌어질 것이다. 메타버스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메타버스 시대를 선포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중들을 현혹하기 위한 마케팅 용어이자 새롭게 던져진 주식시장 테마에 불과하다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메타버스의 시작점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공상과학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소개된 개념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 사람들의 분신인 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세계로 묘사된다.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도 메타버스를 잘 보여준다. 현실세계의 주인공이 고글, 헤드셋, 글로브로 구성된 햅틱수트(Haptic-suit)를 입고 트레드밀(Treadmill) 위를 걸으면서 아바타를 통해 가상세계를 탐험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게임 산업이 주도하는 메타버스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에서 먼 미래모습으로 그려졌던 메타버스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등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가 가장 발전한 분야는 게임 산업으로, 로블록스(Roblox), 포트나이트(Fortnite)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로블록스

로블록스는 레고 블록처럼 생긴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세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로블록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억5000만명이며, 미국 9~12세의 3분의 2, 13~16세의 3분의 1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0년 기준 로블록스 매출은 92억 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로블록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다른 이용자가 만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유튜브 영상 제작이 가능한 것처럼,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영상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와 광고 수익을 나누는 것처럼, 게임 개발자는 로블록스와 아이템 판매 수익을 배분한다. 로블록스에는 5000만개 이상의 게임이 있으며, 2020년 기준 125만명의 개발자가 3억 2800만 달러(약 3156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포트나이트

온라인 슈팅 게임인 포트나이트는 2020년 ‘파티 로얄(Party Royale)’이라는 소셜 공간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곳에서 이용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콘서트,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은 파티 로얄에서 가상 콘서트를 개최하였는데, 무려 1230만명의 사람들을 동원하였고, 2000만 달러(약 225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오프라인 공연 매출의 10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로블록스, 포트나이트에서 찾은 시사점을 정리해보자. 메타버스는 현실 세상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실제 돈을 지불할 만큼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리고 미래 잠재 고객인 Z세대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이용자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유통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경제시스템을 갖추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메타버스는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잇는 거대한 흐름으로써 주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게임에서 시작해 전 산업으로 확산

메타버스는 비단 게임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의 일하는 방식까지도 바꾸고 있다. 줌(Zoom), 시스코 웹엑스(Cisco Webex) 등 화상회의는 대면회의보다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메타버스는 실제 사무실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듯한 현장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협업 플랫폼 스페이셜(Spatial)은 자신의 얼굴을 본뜬 아바타를 이용해서 회의·프레젠테이션·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네슬레(Nestlé), 포드(Ford), 화이자(Pfizer) 등 유명 기업들이 스페이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WC는 메타버스의 핵심기술인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보고서 ‘Seeing is believing’을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증강현실, 가상현실은 헬스케어(1111억 달러), 제품·서비스 개발(1097억 달러), 교육훈련(907억 달러), 프로세스 개선(848억 달러), 유통소매(622억 달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어 2025년 4764억 달러(53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 패권 경쟁에 돌입했다. 페이스북은 2014년 가상현실 기기회사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약 2조2천억원)에 인수하면서 일찍이 메타버스 투자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2020년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 2(Oculus quest 2)와 가상현실 소셜 플랫폼 호라이즌(Horizon)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결합한 혼합현실(MR) 협업 플랫폼 메시(Mesh)를 공개하면서, 혼합현실 기기 홀로렌즈 2(HoloLens 2)를 착용하고 미팅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엔비디아는 2021년 가상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Omniverse Enterprise)를 공개했다. 이들 외에도 구글, 애플, 텐센트 등이 메타버스 관련 기기와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바꾸는 비즈니스의 미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메타버스는 단순히 게임이나 소셜 활동을 하는 공간을 넘어 생산과 소비가 선순환하는 경제 활동의 공간으로 확대되었다. 이에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면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하는 공간과 방식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근무가 빠른 속도로 도입되었고, 화상회의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은 아바타를 활용한 가상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 이엑스피리얼티(eXp Realty)는 물리적인 사무실을 없애고, 가상환경에서만 근무한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협업 플랫폼 개더타운(Gather town)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전직원 영구 재택근무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최근 직방은 협업 툴 ‘메타폴리스(Metapolis)’를 자체 개발하여 2021년 6월 중순부터 직접 사용하고 있다. 


제조

제조 기업들은 증강현실, 혼합현실 기술을 생산 공정의 효율성 및 정확도 증진, 업무 공유 등에 활용하고 있다.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현실 기기 홀로렌즈를 사용해서 우주선 오리온(Orion)을 조립하였다. 작업자는 우주선 제작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보면서 작업이 가능하다. 록히드 마틴에 따르면 8시간에 걸리던 작업을 45분 만에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유통·판매

미래 잠재 고객인 Z세대를 락인(Lock-in)하기 위해 유통업계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메타버스 주 이용자인 Z세대를 대상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고, 현실세계에서 실제 구매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는 구찌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패션 아이템을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Snow)의 3D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론칭했다. 이용자들은 옷·가방·액세서리 등 60여 종의 구찌 제품을 아바타에 착용하고, 구매할 수 있다.


금융

메타버스의 가상경제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플랫폼 스스로 재화를 관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권들은 가상세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NFT 등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 경제의 규모는 앞서 소개한 로블록스 사례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로블록스에는 2020년 기준 125만명의 개발자가 있으며, 이들은 3억2800만 달러(약 3156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지금은 메타버스에 올라타야 할 때

메타버스의 개념과 활용도에 있어서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비대면 시대 메타버스는 더 높은 몰입감과 상호작용을 제공하여 이용자를 늘리고 있고, 이용자가 수익을 창출하는 가상경제 체제를 구축하여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메타버스가 ‘넥스트 인터넷’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은 메타버스를 통한 생산성 혁신방안을 탐색하고, ①인프라, ②하드웨어, ③플랫폼, ④콘텐츠로 구성된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야 할 때이다.





<References>

이임복, 『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 NFT와 가상현실이 만들어 가는 또 하나의 세상』, 천그루숲 (2021)

최형욱,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한스미디어 (2021)

김상균,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플랜비디자인 (2020)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로그인 메타버스: 인간x공간x시간의 혁명 (2021)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메타버스 비긴즈(BEGINS): 5대 이슈와 전망 (2021)

Accenture, Gaming: The Next Super Platform (2021)

Bain & Company, Technology Report 2020 (2020)

DBR, Jump into Metaverse (2021.3월호)McKinsey & Company, Augmented and virtual reality: The promise and peril of immersive technologies (2017)

PWC, Seeing is believing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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