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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GM세계경영연구원 Dec 26. 2023

[협상] 싸우는 협상 이젠 그만!
파이를 키워 윈윈하라

사례1. 

미국 쓰레기 수거 

용업업체 K사

미국 애리조나 주의 쓰레기를 처리해 주는 업체 K사는 캘리포니아 주 오션사이드 시청에서 쓰레기 수거를 위한 용역업체를 모집하는 입찰에 지원했습니다. K사는 톤당 쓰레기 수거 비용을 다른 경쟁사보다 5달러나 비싼 43달러로 제안했는데도 불구하고, 당당히 쓰레기 수거 용역업체로 선정되었는데요. 도대체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K사의 기막힌 제안 덕분이었습니다. 그 제안은 ‘오션사이드 시는 K사와 톤당 43달러에 쓰레기 처리 계약을 맺는다. 단, K사는 쓰레기를 버리고 올 때마다, 오션사이드 해변에 신선한 모래를 실어다 준다’라는 것이었는데요. 쓰레기 수거 업체를 뽑는 입찰에서 모래를 실어다 준다니,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K사의 CEO 켈리(Kelly Sarber)는 오션사이드 시에 대한 조사를 하던 중, 시의 해변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오션사이드 시는 관광 수입이 많고, 부동산 가치도 높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아름다운 해변 때문이었던 거죠. 그러니 그 해변은 오션사이드 시의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는데요. 그런데 해변이 점점 침식되고 있어, 시의 걱정이 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침 K사는 애리조나 사막에 쓰레기 하치장이 있었습니다. K사의 트럭은 시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애리조나의 하치장에 버린 후, 빈 트럭으로 돌아오는데요. 이때 빈 트럭으로 돌아오는 대신, 애리조나 사막의 모래를 실어 해변에 가져다 주기로 한 것이죠. 


K사가 오션사이드 시와 만족하는 협상을 할 수 있었던 비결, 아시겠습니까? 다른 경쟁사들은 쓰레기 처리 비용을 낮추는 방법만 고민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협상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것이죠. 반면, K사는 ‘해변 지키기’라는 아젠다를 더해서, 쓰레기 처리 비용을 낮추지 않고도 입찰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오션사이드 시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더 내게 됐지만, 시의 소중한 자원인 해변을 지키게 됐기 때문에 결과에 만족했고요. 해변을 지키면, 쓰레기 처리 비용을 싸게 받는 것보다 훨씬 큰 가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죠. 


이처럼, 협상의 파이를 키워서 양쪽 모두 ‘나도 많이 얻었네’라고 느끼는 상황을 ‘포지티브 섬Positive-Sum’ 게임이라고 합니다. 파이를 키워 포지티브 섬 게임이 됐을 때, 서로 만족하는 ‘윈윈 협상’이 가능합니다. 






사례 2.

중견 패션업체 H사

H사는 전국 대부분의 시에 직매장을 가지고 있는 중견 패션업체입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벤트 행사를 준비 중인데, 고객에게 줄 사은품으로 N식품의 라면을 골랐죠. H사의 마케팅본부장은 N식품의 영업본부장과 만나, 라면을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는데요. 이때 H사가 필요한 라면은 100만 개였습니다. 현재 라면의 소비자가격은 1,000원이지만 H사는 개당 600원에 사고 싶었는데요. 그래야 H사의 예산에 맞기 때문이죠. 하지만 N식품은 700원 이하로는 절대 팔 수 없다고 합니다. 기본 재료비나 인건비, 배송비, 마진 등을 따졌을 때, 600원을 받으면 오히려 손해라고요. H사 마케팅본부장은 ’이번에 가격을 잘 맞춰주면, 다음 이벤트에서도 N식품의 라면을 대량 구입하겠다’라며 N식품 영업본부장을 설득했지만, 상대방은 꿈쩍도 않습니다.


 A사의 상황이 어려운 이유, 모두 이해가시나요? 라면 가격을 600원으로 하면, A사에게는 이익이지만 B식품에게는 손해입니다. 반대로, 라면을 700원에 팔면, B식품에게는 이익이지만, A사에게는 손해인데요. 그럼 모두 만족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H사의 마케팅본부장은 파이를 키우는 제안을 해서, 이 협상을 타결시켰는데요. 그의 제안은 ‘H사는 개당 600원에 라면을 구입한다. 단, N식품은 모든 물량을 H사의 중앙물류센터로 일괄 배송한다’는 것이었습니다. H사는 N식품이 라면 가격을 낮출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배송비’의 부담 때문이란 걸 알아냈습니다. H사는 전국에 매장이 있었기 때문에, N식품이 각 매장으로 라면을 배송하려면 기름값이나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런데 H사는 이미 전국 매장에 제품을 배송하기 위한 물류망을 가지고 있었죠. 따라서 H사는 제품과 함께 라면을 배송한다면 별도의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600원에 라면을 살 수 있었죠. 배송비용의 부담이 사라진 N식품은 라면을 600원에 팔아도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었으니까요. H사는 라면 가격이라는 한정된 파이만 가지고 싸우던 제로섬 게임을, ‘배송’이라는 새로운 아젠다를 추가해 포지티브 섬 게임으로 바꾼 것입니다. 이처럼 협상의 파이를 키워 포지티브 섬 상황을 만들면, 윈윈 협상이 되는 거죠. 







파이 한 개를 놓고 서로 많이 가지겠다고 으르렁대는 제로섬 협상을 하시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파이 키우기’를 기억하세요. 파이를 키우면, 제로섬 협상은 포지티브 섬 협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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