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반도체, 미용, 식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우주정거장을 공장, 실험실 삼아 제품을 제조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Company)’에 따르면, 우주 R&D는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한화 약 13조원)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기업들이 우주 R&D에 눈 돌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지구에서는 만들기 어려웠던 물질을 우주에서는 보다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우주의 ‘미세 중력’ 덕분입니다. 미세 중력이란, 무중력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미세 중력의 작용으로, 밀도 차이로 인한 물질의 변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고순도의 물질을 보다 더 정교하게 제조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 ‘마이크로퀸’은 지구 상공 약 350km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난소암과 유방암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기로 했습니다. 신약 개발 성공의 핵심은 ‘단백질 결정’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냐에 달려 있다고 하는데요. 미세 중력이 작용하는 우주에서는 단백질 결정을 아주 고른 상태로 만들 수 있죠. 우주로 간 마이크로퀸은 암 세포를 96시간 안에 100% 사멸 시킬 수 있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성공했습니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인공 장기 개발도 우주에서는 훨씬 쉽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테크샷’은 미국항공우주국 NASA와 함께 우주정거장에서 심장 근육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는데요. 지구에서는 중력 때문에 인공 장기의 형태가 무너져 내리기 십상인데 무중력인 우주에서는 그럴 걱정이 없죠.
또한, 우주에서는 균일하고 지속적인 ‘초 진공’ 상태가 유지되는데요. 초 진공 상태에서는 외부 오염의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먼지, 오염물질, 온도 등 외부 환경 영향에 민감한 의약품이나 반도체, 식품을 제조하는데 있어 우주야말로 딱 맞는 곳입니다.
게다가 우주 환경은 ‘고 방사선’ 특징을 갖고 있어, 방사선 노출에 의해 발생되는 DNA 손상이나 노화 가속, 세포 변이 등을 연구, 새로운 물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파나소닉인더스트리’는 스페이스X와 함께 미세 중력, 초 진공, 고 방사선의 환경에서 반도체의 특정 재료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반도체 재료를 개발 중에 있고요.
미국 방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은 영국 우주 스타트업 ‘스페이스 포지‘와 손을 잡고 무기 체계에 활용되는 반도체를 우주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페이스 포지’의 창립자는 미세 중력, 초 진공, 고 방사선 환경이 갖춰진 우주에서 반도체를 제조하게 된다면 에너지 소비는 60% 절감, 생산성도 10~100배 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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