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만나기까지 거쳐야 할 산이 참 많은데요. 세계적인 세일즈 컨설팅사 허스웨이트(Huthwaite)의 닐 라컴(Neil Rackham)은 세일즈맨이 만나게 되는 그룹을 크게 3가지로 꼽습니다. 바로 수용그룹, 불만그룹, 권한그룹인데요.
수용그룹은 세일즈를 시작할 때 만날 수 있는 우호적인 사람들입니다. 특별한 결정권은 없지만, 세일즈와는 큰 관련이 없어서 간단한 정보를 얻을 수 있죠.
불만그룹은 여러분이 세일즈 하려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사용하게 될 사람이나 부서를 말하죠. 이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에 이런 저런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한그룹은 최종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나 부서를 말하죠. 닐 라컴은 성공적인 세일즈를 하려면 이 세 그룹을 모두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최종 결정은 권한그룹서 하는 거니 결국 키는 그들이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데요. 그래서 수용그룹을 만나면서부터 바로 권한그룹으로 접근하려고 하죠. 하지만 성공한 세일즈맨들은 다릅니다. 이들은 불만그룹을 거치지 않고는 권한그룹을 만나지 않는데요.
왜냐고요? 불만 그룹이야 말로 고객사의 니즈를 캐낼 수 있는 금광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만나야 권한그룹에게 우리 제품을 세일즈 할 때 필요한 탄탄한 설득 논리나 근거를 얻을 수 있는 거죠.
허스웨이트(Huthwaite)의 컨설턴트, 빌 알렌(Bill Allen)은 동료와 출장 중 공항에서 한 승객과 우연히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한 대기업의 CEO였죠. 둘은 자연스럽게 세일즈 컨설팅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는데요. 그러다 여기에 관심이 생긴 CEO는 당장 다음 날 미팅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빌 알렌은 어떻게 했을까요? ‘이게 웬 떡이냐’ 덥썩 받아들였을까요? 아니요. 그는 미팅을 24시간 더 미뤄 이틀 후에 진행하자고 했습니다. CEO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빨리 만나야 할 텐데, 대체 왜 그랬을까요? 의아해 하는 동료에게 빌 알렌은 말했습니다. 자신은 먼저 그 기업의 불만 그룹을 만나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그래야 미팅자리에서 CEO를 더 확실히 설득할 무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철저히 사전조사를 마친 그는 최종 미팅에서 결국 CEO의 마음을 확실히 살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볼까요? 미국의 석유화학회사 엑손 모빌의 한 세일즈맨은 이걸 무기로 상황을 반전시켜 세일즈를 성공시켰는데요. 그는 한 제조회사에 엑손 모빌의 화학제품을 세일즈하러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구매 담당자의 반응은 차가웠는데요. 공급업체를 바꿀 계획이 없다며 모든 제안을 거절했죠. 이미 더 싼 경쟁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요. 계속해서 엑손 모빌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설명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죠.
자, 대부분의 세일즈맨은 아마 여기서 발걸음을 돌렸을 겁니다. 돌파구가 안보이니까요. 하지만 그는 달랐습니다. 여느 세일즈맨처럼 다음을 기약하는 대신, 그는 이 회사의 공장을 찾아갔죠. 그리고 기술자들에게 기존 제품을 사용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봤는데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제품에 문제가 많다면서요.
그는 다시 구매담당자에게 연락했습니다. 그리고 현장 기술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그를 설득했는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현장 기술자의 불만을 알게 되자, 구매 담당자의 마음도 움직였습니다. 결국 엑손 모빌은 이 회사의 공급 업체로 선정되었고요. 성공 비결을 묻자 엑손모빌의 세일즈맨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구매 담당자를 설득하려면,
당신에게 도움을 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이때 당신의 최고의 친구는
경쟁사 제품을 쓰면서
불만도 갖고 있는
고객사 내부의 사람입니다.
죽도록 고객사를 방문하는데도 번번히 세일즈에 실패해 좌절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혹시 지금까지 ‘불만그룹’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뒤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권한그룹을 설득할 힘, 고객사의 불만 그룹에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iOS 유저는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