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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GM세계경영연구원 Aug 23. 2024

정서지능이 높은 리더가
성과도 좋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다니엘 골먼은 전세계 3,871명의 임원들을 분석해 그들의 리더십 스타일과 조직 성과간의 관계를 밝혀냈는데요. ‘정서지능’이 높은 리더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정서지능이 뭐냐고요? 이는 기존의 이성적 지능지수인 IQ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나온 것인데요. 영어로는 Emotional Intelligence라고 하지요. 즉,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할 뿐 아니라, 원만한 인간 관계를 유지하고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감정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그렇다면 정서 지능이 뛰어난 리더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골먼 교수는 4가지를 꼽습니다.  




첫째, 그들은 구성원들과 “비전”을 공유할 줄 압니다. 


변화를 이끌어 내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시나 명령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우선임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의 청사진을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공감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CBS 방송국의 최고경영자였던 윌리엄 팔레이를 들 수 있습니다. 1928년에 27살이란 나이로 CBS를 물려받을 당시, 이 방송국은 버젓한 건물도 하나 없이 라디오 송출만 하는 적자투성이 회사에 불과했습니다. 구성원들은 별다른 소명감 없이 일을 하고 있었고, 그들의 어깨는 언제나 축 늘어져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죠.  


이에 그는 CBS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직도 전기가 연결되지 않아 TV를 볼 수 없는 깡촌 사람들과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죠. 순간 그는 이들을 위해 CBS가 무언가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그는 이러한 생각을 구성원들과 공유했습니다. 즉, 소외된 사람들에게 CBS가 친구가 되어 주자는 비전을 함께 이뤄가자고 말이죠. 그 말에 구성원들은 뭉클해졌습니다. 보통 경영자들끼리만 공유하던 비전을 구성원들에게도 나누어 준 것이 고맙기도 했고, 또한 자신들이 그 비전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사명감이 들었기 때문이죠. 이에 구성원들은 CEO가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CBS는 지역 방송국과 연계해 그간 소외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고, 이것이 계기가 돼 시청자들이 점점 늘어나 현재는 미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방송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정서지능이 뛰어난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성장”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들은 구성원을 대할 때 부모이자 스승의 심정으로 다가갑니다. 구성원들을 단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보지 않는 거죠.


광고계의 전설이라 불리는 오길비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는광고에 쏟는 열정 만큼이나 사람을 세우는 일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수시로 구성원들에게 꿈이 무엇인지,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질문했지요. 그런데 단순히 질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코칭해 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자신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오길비에게 더 큰 신뢰와 충성심을 갖게 됐죠. 


오길비의 후임자인 셸리 라자루스는 지금도 말합니다. 

제가 아직 광고계를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길비의 애정 어린 코칭 덕분입니다  







셋째, 정서지능이 뛰어난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감정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잘 보듬을 줄 압니다. 


이를 통해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다지고 최상의 팀워크를 만들어내죠. 


CEO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중 하나로 꼽히는 조 토리(Joe Torre) 감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가 이끌던 뉴욕 양키즈가 1999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쥐었을 때의 일입니다. 시상식장에서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축제의 열기에 취해 있을 때, 토리 감독은 그 와중에도 외야수였던 ‘폴 오닐’이란 선수에게 다가가 뜨겁게 포옹해 주었습니다. 그는 왜 그렇게 한 것일까요? 여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사실 그 선수는 결승전이 있기 전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팀의 우승을 위해 시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죠. 경기가 끝나자, 그는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모두가 승리의 환호성을 쏟아내며 기쁨에 취한 그 때에, 감독은 슬픔에 잠겨 있는 오닐을 주목했습니다. 이어 사람들 앞에서 ‘폴은 진정한 전사이며, 지난 며칠간 그가 얼마나 내적으로 치열한 싸움을 해 왔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죠.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보다 한 선수의 아픔에 집중하는 리더의 모습에서 감동을 느꼈고, 강한 심리적인 애착을 느꼈지요. 이처럼 구성원들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것은 그 어떤 외적인 보상보다도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넷째, 정서지능이 뛰어난 리더들은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하지 않고 민주적인 방식을 택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모든 분야에서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구성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죠. 이들은 항상 배우겠다는 겸손한 자세를 갖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합니다.  


IBM의 CEO였던 루이스 거스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는 1993년 당시 파산 직전에 처한 IBM을 흑자 기업으로 되돌려 놓은 기적의 CEO였습니다. 그가 처음 이곳에 부임해서 한 일은 조직문화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관료적인 문화와 부서간 이기주의를 걷어치우고, 협업을 중시하며 고객 중심적인 가치관이 자리 잡히도록 했죠. 이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그가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지 않고 민주적인 방식을 택했다는 데 있습니다. CEO로서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사내에 있는 베테랑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해 그들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죠. 


그는 후에 IBM의 성공을 되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IBM과 컴퓨터 산업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직원들의
충고 덕분이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리더는 업무역량만 높으면 장땡? 천만에요. 마음이 따뜻한 리더가 성과도 좋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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