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이 아닌 목적을 선택해 성공한 기업, 파타고니아
최근,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 회장은 자신과 가족이 가지고 있던 지분 100%(약 4.2조 원)를 환경보호를 위한 재단과 비영리단체에 넘기겠다고 하였다.
앞으로 ‘Patagonia Purpose Trust’ 재단은 지구 환경을 위한 영리 활동을 수행하고, 비영리단체 ‘Holdfast Collective’는 파타고니아 지분 소유에 따른 모든 배당금을 생물 다양성 보전, 자연보호, 지역 사회 활성화 등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창립자의 결단에는 지구 환경에 대한 진심이 담겨 있다. 이본 쉬나드 회장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
이제 내가 없어도 회사는 옳은 가치를 위해
계속 굴러갈 수 있게 됐으니,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
파타고니아는 1988년 미국 보스턴에 셋째 매장을 열었다. 며칠 뒤 직원들이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기 시작했는데 원인은 포름알데히드였다. 면 옷의 구김이나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가 가공 공정에서 사용된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쉬나드 창립자는 면 생산 방식을 자세하게 조사하기 시작했고 목화 농사의 실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목화밭에 생기는 벌레를 없애기 위해 뿌리는 화학 살충제가 흙 속의 미생물을 모두 제거하고 심각한 토양 오염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 살충제는 인간의 중추 신경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물질이었다. 쉬나드 창립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업을 운영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제품을 만들어도 될까
그 뒤 쉬나드 창립자는 파타고니아의 모든 면 옷의 소재를 100% 유기농 목화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전 직원을 기존 목화밭과 유기농 목화밭으로 데리고 가 직접 비교해 보도록 했다.
농약 냄새가 진동하고 눈이 따가운 기존 목화밭을 본 직원들은 크게 충격을 받았고 왜 100% 유기농 목화로 바꿔야 하는지 공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잎과 줄기가 많고 진딧물로 인해 끈적이는 유기농 목화를 가공하기 꺼리는 기존 협력사를 대신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사를 찾았다.
화학 물질을 쓰지 않고 면 옷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했다. 이런 노력 끝에 파타고니아는 1996년 모든 면 의류를 100% 유기농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파타고니아의 사명(mission)은 ‘지구 환경을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이다. 미국 ‘Best Practice Institute’의 조사에 따르면, 83%의 직원들은 파타고니아가 사명을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93%의 직원들은 파타고니아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
어떻게 일하길래 이런 자부심을 갖게 됐을까?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파타고니아는 옷을 자주 살 필요가 없도록 튼튼한 옷을 만들기 위한 제품 혁신에 집중한다. 그리고 한 번 구매한 옷은 오래 입을 수 있도록 평생 무료 수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1986년 창립 이후 연매출의 1% 이상을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고 2002년에는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를 설립해 전 세계 환경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직원들은 일 년에 최대 2개월을 비영리 환경 단체에서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다고 한다. 해당 기간 동안 월급 전액과 수당은 회사가 지급한다. 그리고 시민 불복종 시위에도 참여할 수 있다. (시민 불복종이란, 국가의 법, 정부, 지배 권력의 명령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행위를 뜻함) 파타고니아는 직원들이 안전하게 비폭력 시위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고, 행여 직원이 체포됐을 경우에는 회사에서 100% 보석금을 부담한다. 또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지구 환경을 위한 일을 실천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자전거 타기, 걷기, 카풀 등 보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출퇴근하는 직원에게 분기마다 교통비를 지급한다.
IGM이 매거진한경에 기고한 글을 요약, 정리함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208245818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