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이드, 가이드하는 가이드
여행가이드, 가이드하는 가이드
일상을 떠나고 싶을 때,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을 때,
지금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막다른 골목에 선듯 막막해 질 때,
철저히 나 안의 나를 들여다 보고 싶을 때,
우린 너무나 많은 이유로
여행을 필요로 한다
돈이 모자라서
시간에 쫒겨서
아이때문에, 엄마때문에 혹은 이성때문에
날씨때문에, 위험하니까, 귀찮으니까
우린 필요한 이유보다도 더 많은 핑계로
여행을 미루고 포기한다
그러나 여행은 언제나 나를 기다려 주었다
갔던 곳을 또 가도, 예상치 못한 일과 날씨와 맛과 경험을 간직했다가
슬며시 내어주며, 오길 잘했지?
한마디 바람처럼 건네고 지나간다.
으시대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잠시 나를 어루만지고
나는 어김없이 여행에서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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