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무, 구름 그리고 바다

by 김한빈

나무, 구름 그리고 바다

김한빈


잎이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멀리서 보면 미동 않는 나무도 잎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가지 많은 나무가 더 많은 바람을 품은 뜻은 무엇인가

바위처럼 굳센 사람도 속은 바람을 안고 있음이라


눈물을 품지 않은 구름이 어디 있으랴

새털같이 가벼운 구름도 슬픔의 씨를 품는 것을

대지를 덮은 구름이 더 많은 눈물을 품은 뜻은 무엇인가

자비로운 사람도 속은 구름​을 안고 있음이라


파​도가 일지 않는 바다가 어디 있으랴

고요한 호수도 바람 불고 비 내리면 파도가 이는 것을

수심 깊은 바다가 더 큰 파도를 품은 뜻은 무엇인가

산처럼 태연하고 무심한 사람도 속은 파도를 안고 있음이라



<문학도시> 2025년 7월 발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열차는 달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