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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Nov 12. 2017

“한반도에 봄은 오는가”

“한반도에 봄은 오는가”

                                                              김한빈



  한 해의 절기로서 우수와 경칩을 맞았다. 얼었던 대동강 물이 풀리고, 들판엔 새싹이 돋고 뭇생명들이 겨울잠을 깬다. 


  그러나 올해 벽두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어 새봄을 맞이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여 개성공단의 사업을 철수하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기존의 대북정책에 일대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여당의 원내대표가 북핵에 상응하여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강경책을 국회에서 연설하고, 여당 내 일부 정치인들도 동조하는 입장을 개진했다. 또 우리 정부와 미국 당국이 북한의 대륙간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사드 배치 문제를 다시 거론하여 중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미국은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 기조에서 벗어나 강력한 북한 제재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고 미국 행정부의 법안 승인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 조치를 합의하고 러시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뉴스를 볼 때마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지금 우리 국회는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회의장이 현 국내외 상황을 국가비상사태라고 선언하고, 테러방지법을 의장 직권으로 상정하자, 인권 침해의 우려를 제기하며 이에 반발하여 2월 임시 국회 회기가 끝나도록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결국엔 3월 임시국회에서 그 법안이 자동 상정되어 표결에 의해 통과될 전망이라고 한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공천 문제로 연일 야단법석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한 마디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청년들은 우리나라가 헬조선이라고 풍자하고,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어 위험 관리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저명한 최윤식 미래학자는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우리나라가 경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90%가 넘고, 굴지의 대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예견하여 더욱 충격적이다. 나라 안팎이 이와 같이 혼란스러운데 국민들의 마음이 편한 리가 없다.


  동양의 고전인《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에서 공자(孔子)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을 강조했다. 자공(子貢)이 정치(政治)에 관해 묻자,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足食), 군대를 충분히 하고(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다(民信)”라고 대답하였다. 자공이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군대를 포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나머지 두 가지 가운데 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묻자 공자는 식량을 포기해야 한다며, “예로부터 모든 국가는 다 망함을 피할 수 없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대답했다. 


  국가경영에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요소이다. 경제를 활성화하여 민생을 안정시키고, 이웃 나라의 침략을 막는 국방, 외교에 힘쓰고, 끝으로 정치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오늘날엔 공자의 말씀에 수정을 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그 당시 중국 고대 춘추전국시대는 중국 내에서 영웅들의 패권 다툼에 의한 영토 분쟁과 내전이 격화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중국으로 통일되기 전의 혼란기요, 과도기였을 뿐이다. 그것은 국가 간의 전쟁 상황과 다르다.    

  우리나라는 20세기 전반기에 식민 지배를 당하고,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독립했으나. 패전국인 일본이 분단되어야 마땅할 텐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가 분단되었다. 지금 한반도는 지정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간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 국면에 놓여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가장 긴급한 요소는 국권을 수호하기 위한 국방, 외교가 아닐 수 없다. 나라 잃은 설움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언제 봄이 오는가?



<오륙도신문> 칼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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