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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Dec 26. 2017

풍경 6 - 경성대 부경대 앞

풍경 6 - 경성대 부경대 앞

                                                  김한빈



오월 대학 축제가 불타는 금요일을 맞아 

경성대 부경대 앞 대학가는 

핑크 인도 차이나 흑진주들도 가세한 

다국적 젊은이들의 다문화 해방구를 이루는데, 

한때 시위대의 눈물어린 민주화 구호와 

전경들이 쏘아댄 매캐한 최루탄 냄새는 

역사서 한 귀퉁이에 남았을지 모를 일이나, 

해질녘 상가 점포들이 잔치집 같이 불을 밝히면 

거리엔 수많은 광고 전단지가 

보행자를 위한 레드카펫으로 깔리고, 

하우스 클럽 음악이 민주화 구호처럼 터져나와 

식당의 고기 굽는 냄새가 최루탄 연기로 착각을 일으켜도, 

다국적 다문화 술잔 부딪히는 소리를 들어보면 

이보다 더한 태평성대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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