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정월 대보름
김한빈
설날 아침 밀양 영남루
까치의 노랫소리가 논밭 여기저기 떨어져
냉이와 달래의 새순이 되고
그 새순이 파릇파릇 자라는 냄새가 바람에 실려
정월 대보름날 가지산을 넘으니
석남사 선방의 스님들이 동안거를 마치고
처음 무릎 펴는 우두둑 소리를
양산 통도사 서운암 된장이
눈 덮인 항아리 속에서 듣고 놀랐는데
그때 수영 광안리 백사장
달집의 불이 활활 타올라
연중 가장 크고 노란 달을 불러와
대연동 평화공원
삼동을 지낸 목련 한 가지가
그 달빛으로 몰래 꽃봉오리를 맺는다.
<오륙도문학>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