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김한빈
겨울 교목의 고요한 높이에
잔가지와 진흙으로 나는
소슬한 집 한 채 짓는다.
작(鵲) 작 까악 작
쉽게 오를 수 없는 높이에
집을 짓는 것은
사람을 멀리 하기보다
세상을 한 발 물러서서 보려는 까닭이요,
낙엽같이 가벼운 날개로
더 깊은 하강을 하려는 뜻이다.
작 작 까악 작
삭풍이 불어올 때
떼 지어 남쪽으로 떠나지 않고
집을 짓는 것은
겨우내 몸을 움츠리기보다
별을 한 발 가까이 보려는 까닭이요,
바람처럼 가벼운 날개로
더 높은 비상을 하려는 뜻이다.
작 작 까악 작
<문학도시>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