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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Dec 26. 2017

열쇠

열쇠

                                                              김한빈



  현기증이 현관, 문, 앞까지 날 따라 왔다, 토막 난 기억이 호주머니를 더듬어, 열쇠를, 찾는다, 가문 들판처럼 목이 탄다, 서늘한 대리석 벽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세워 주었다. 열려라, 열, 열쇠가 없다, 아, 아무도 대답 없는 빈, 빈집, 한낱 열, 열려라, 열쇠 때문에 내 집에, 내가 못 들어간다, 집은 주인을 잃고 나는 집을 잃고, 집 우宇 집 주宙, 우주를 잃고, 하, 한참 네모 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외로운 달, 홀로 발길을 옮긴다.

  

<오륙도문학> 2017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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