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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시계 위를 달리는 남자
김한빈
숨죽인 적막 속 초침이 나이프를 켰다 닫았다 거친 숨을 내쉰다
그 남자는 시계 위를 거꾸로 달린다
칼을 꽂고 피 흘리는 투우처럼 달려온 시곗바늘이 그의 발목을 노린다
'아무도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어.'
장애물 달리기 선수가 밀림 속 치타처럼 뛰어오른다
그러나 그는 지구보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한다
해를 등지고 열심히 달릴 뿐
지금 고통이 쫓아온다 무서운 술래처럼
<오륙도문학> 2017 수록
시와 에세이, 문학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