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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Dec 26. 2017

월식月蝕

월식月蝕

                      김한빈



무엇으로 이름하든

그녀는 너의 갈비뼈로 만든 신부

너만 바라보고 널 맴도는 그림자


낮엔 잠에 빠지고

밤과 함께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배우

새벽닭이 울면

무대 서쪽으로 사라지는 흰 드레스


외로운 사랑이다


손길 한 번 닿은 적 없는

너에게서 달아나려고 애썼지만

오직 너만 사랑하도록

보이지 않는 끈에 매달린 회전목마


어느 보름밤 문득

그리움이 네 얼굴에 빗물처럼 쏟아지고

한 마리 늑대 울음소리가 밤하늘을 적시면

너의 푸른 그림자 속으로

한 뼘 한 뼘 사라지는

슬픈 얼굴

루나Luna


 

<문학도시> 2017년 9월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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