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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Feb 02. 2018

알파고와 4차 산업혁명

알파고와 4차 산업혁명     

                                                              김한빈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오는 4월  중국 바둑 1인자 ‘커제’와 공식 대결한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해 3월 한국 이세돌 9단에 4승 1패로 승리를 거둔 알파고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게다가 작년과 올초에 걸쳐 인터넷 속기바둑 형식으로 커제․박정환 9단 등 세계 정상의 기사들을 상대로 60전 전승을 거둔 사실이 알려져 더 진화된 알파고의 실력을 볼 수 있다는 바둑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류와 인공지능의 바둑 대국 시즌2인 셈이다. 구글은 이번 바둑 대국을 끝으로 바둑 분야의 인공지능 개발을 마무리할 것이며 개발 성과를 다른 영역에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6년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증기기관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전기를 통한 대량생산과 컨베이어 벨트 조립 혁명의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디지털 혁명을 활용한 3차 산업혁명을 지나서 이제는 지능정보기술이 제조업과 서비스, 사회에 체화됨으로써 산업과 사회가 지능화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이 공식화됐다.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한다.


 지난해 다보스 포럼의 기조연설을 맡은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그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은 쓰나미같이 밀려오고 있으며 우리의 본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의 지능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고도로 향상되어 산업구조의 근본이 변하는 것을 말하며, 지능정보기술이 변화의 동인이다. 이러한 지능정보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간, 기업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구글과 테슬라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자동차, IBM왓슨의 암진단, 애플의 인공지능 ‘시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약 21만 명이 근무하는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GM이 97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반면 ‘알파고’ 등 지능정보기술을 선도하는 구글은 약 6만 명의 직원으로 234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 밖에도 애플, 아마존,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정보통신기술 기반 플랫폼을 통해 전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산업간 경계를 무너뜨리며, 기존의 제조업과 서비스 업체를 위협할 전망이다. 


 이미 해외 주요국가와 선도기업들은 지능정보기술의 파괴적 영향력에 주목하고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연구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첨단제조 파트너십 전략’을 발표하면서 신산업혁명 물결에 합류했으며,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통해 제조업의 지능화를 추진해왔다. 그리고 일본은 ‘로봇신전략’에 이어 2016년 ‘일본재흥전략’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포했다. 한편, 중국도 ‘중국 제조 2025’, ‘인터넷플러스 전략’ 등을 미래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능정보시장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IBM은 ‘왓슨’에 10억 달러를, 도요타는 인공지능 연구소 설립에 10억 달러를, 구글은 인공지능에 14년간 28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능정보기술이 초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은 비단 경제와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은 기존 일자리 및 업무 성격을 변화시키고, 삶 전반에 총체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 대통령 오바마는 ‘인공지능은 잘 활용된다면 큰 번영과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자리 감소, 양극화 심화, 임금 억제 효과 등에 대응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사회전반에 활용될 경우, 생산성 향상과 근로시간 감소, 건강수명 증가 등으로 경제․사회적 혜택이 고루 확대되며, 고령화와 저출산 시대의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 변화를 예상하는 관점도 있으나, 문제는 일자리 감소라는 고용구조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덜 돼 있다. 거의 무방비 상태다. … 신기술 개발 분야 수준이 중국에 훨씬 뒤쳐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적했다. 그럼에도 여야(與野) 대선주자들은 최근 “4차 산업혁명에 앞장서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와 관련된 법안들은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유는 일자리 감소 문제 때문이다.  (윗글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를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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