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2
김한빈
밤비 내리는 아스팔트는
가로등 불빛에 눈물처럼 반짝이고
파란 불이 사랑과 희망처럼 불 밝히면
길 건너 너에게 가리라
우산 없이 신호등을 바라보는 이여
빗물에 젖은 눈으로
신호등에 비친 파란 눈으로
봄이 피지 않는 도시의 횡단보도를 건너서
우리 함께 너에게 가리라
엔진룸 타는 냄새
팬벨트 도는 소리
우리에 갇힌 짐승들이 출구를 찾듯이
차량들이 바삐 달려가는구나
파란 불이 사랑과 희망처럼 불 밝히면
빗물에 젖은 눈으로
신호등에 비친 파란 눈으로
우리 함께 길 건너 너에게 가리라
남구문인협회 기관지 <오륙도문학> 2022년 12월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