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화신 Dec 15. 2015

나답게 하는 말

출간소식을 담은 첫 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거의 한 달만이네요. 손화신입니다 :)

오늘은 스피치글 대신 처음으로 구독자님들께 편지를 쓰려합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솔직하고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1. 진심의 실험


저는 이곳 브런치에 지난 9월 2일 첫 글을 올렸습니다. 저한텐 일생을 통틀어 가장 진심이었던,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가장 나다운 글을 써서 책을 엮는 것. 그 꿈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는 웅성거림이 제 마음속에서 늦은 봄부터 들리기 시작하더니 여름까지 계속됐습니다. 그래서 시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에 가는 대신 매일 노트북을 들고 동네 카페에 갔습니다.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두 달간의 일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게 60일간 멈추지 않는 걸음으로 121개의 글을 써서 브런치에 게재했습니다.  


저는 하나의 실험을 시작한 셈입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 제 인생을 놓고 그 말을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제 진심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저는 간절히 원한 길을 걷고 있는 제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용히 지켜보는 중입니다. 이 실험의 중간보고를 드리자면, 제 진심을 알아주었는지 우주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단 것입니다.



#2. 세상 밖으로


브런치에서 글을 쓰자 저에게 '구독자'라는 존재가 생겼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생긴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저를 도와주는 우주의 가장 확실한 움직임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두렵기도 했습니다. 공격하는 듯한 댓글을 봤을 때가 그랬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마저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라 여겨졌습니다. 여러 다른 의견과 생각거리를 끌어내는 것도 분명 의미 있는 글일 테니까요.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던 9월을 지나 고요한 12월의 지금, 댓글 알람이 이제는 그렇게 반갑고 설렐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댓글이나 이메일로 전해주시는 독자님의 말 한마디가 너무도 따뜻해서 언제나 제게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런 플랫폼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글을 공개하는 건, 세상 밖으로 나가겠다는 제 굳은 의지의 표현입니다. 일생에 한 번쯤은 내 인생의 주인공, 세상 속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세상에 저를 노출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주목받는 것은 언제나 조금 어색하여 SNS도 잘 하지 않지만, 브런치에서만큼은 프로필에 제 사진까지 넣어가며,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남김없이 저를 드러내 보이려 했습니다.



#3. 출간소식, <나답게 하는 말>


감사하게도 세상 밖으로 나갈 기회가 하나, 둘 늘어가는 요즘입니다. 먼저, 브런치북 공모에서 금상을 받은 일! 늦은 감이 있지만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요. 그리고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16년 2월, 저의 첫 번째 책이 출간됩니다!"


<스피치에세이 i hear you>가 '쌤앤파커스'라는 출판사를 만나 세상속으로 더욱 성큼 나아가게 됐습니다. 아직 가제이기는 하지만 책이름은 <나답게 하는 말>입니다. 고민의 여지없이 쌤앤파커스의 손을 잡은 이유는, 제 글을 가장 제대로 바라봐준 출판사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스피치'라는 제목만 보고 화술을 다룬 자기계발서로 보신 분들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쌤앤파커스는 제 글이 갖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해주었고, 책이 출간된다면 말에 대한 따뜻한 '에세이'가 될 것이라 말씀해주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진심이 담긴 책이 나오겠구나!' 그런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곳 브런치에 실린 121편의 글을 더욱 읽기 좋게 다듬고, '글쓰기와 말하기' 내용 등을 추가하여 2월 초중순쯤 책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술술 잘 읽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거듭 고치고 다듬었으니, 이곳 브런치에 게재된 글보다 완성도 면에서 더욱 퀄리티가 높다고 보셔도 좋겠습니다. 저는 '나답게 하는 말이 가장 좋은 말'이라고 계속 언급해왔는데요. 책 제목처럼 이 책은 독자에게 '나다운 말'이 무엇인지, 나아가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선물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은 '나 자신'을 찾는 여정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4. 글쓰기의 과정


프롤로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9년간 스피치 동호회에 참석하며 말에 대해 관찰했습니다. 그 관찰기를 바탕으로 '좋은 말'에 대한 고민을 이 책에 담은 거고요. 하지만 사실 저는 글 쓰는 일 자체가 좋아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스피치를 위해 글이란 도구를 빌린 게 아니라, 글을 위해 스피치란 주제를 빌린 것입니다. 그런 만큼 글 자체가 스타일과 품위를 지닐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했습니다. 글 한 꼭지, 한 꼭지가 그 자체로써 완결성을 지닐 수 있게끔 칼럼이나 시 한편을 완성한다는 마음으로 121개의 글에 임했습니다. 물론 아직 부족한 글이지만 진심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담았단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글에 스미는 정신이 좀 더 맑은 것이길 바랐기 때문에, 최대한 고양된 정신상태에 머무르며 글을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는다든지, 식물도 자라게 한다는(?) 클래식을 계속 들으며 글을 쓰는 식으로 말이죠. 목욕재계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면, 그것을 읽는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5. 새로운 시작


최근 한 달 정도는 이곳에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스피치에세이 다음의 글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결국 제가 쓰고 싶은 건 '설명하지 않는 글'입니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두렵기도 하고요. 방황하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지만, 아무쪼록 어떤 형식의 글이든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첫 번째 편지를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마 두 번째 편지를 쓰게 된다면 그건 직설적인 화법의 편지일 거예요. '책을 사달라' 뭐 그런 말이 담긴. 아, 감사하게도 브런치에서 책의 홍보를 도와주시기로 했어요. 2월이 되면 독자님들의 발걸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점으로 향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세뇌법을 연구해보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시금 고양된 정신으로 출간을 준비하겠단 약속을 드리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저의 진심의 실험이 어떤 결과를 향해 흘러가는지 또 보고드릴게요. 따뜻한 시간 보내세요 :)

    


작가의 이전글 아모르파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