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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간결한 기도

by 손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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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동네의 성당에 들어갔습니다

이 성당의 벽에는 십자가가 없었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생생한 육체가 없었습니다

대신 한 남자의 가만히 침묵하는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 선이 하도 고요하고 따뜻하여 저는 그만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그 간결함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저는 자리에 앉아 세상의 간결한 것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것들의 마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날 저의 기도는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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