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리뷰]
에이핑크 정은지, 첫 솔로앨범 <드림>
정은지의 솔로는 어떤 색깔일까? 18일 자정 공개한 <드림(DREAM)> 음원을 들어보니 '매우 따뜻한 핑크색'이 떠올랐다. 강렬한 핫핑크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보드라운 분홍빛.
주제곡 '하늘바라기'는 정은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꼬마야 약해지지 마 / 슬픔을 혼자 안고 살지는 마 / 아빠야 어디를 가야 당신의 마음처럼 살 수 있을까 / 아빠야 약해지지 마 / 빗속을 걸어도 난 감사하니까." 뭉클한 가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의외였다. 에이핑크와 비슷한 색깔의 노래를 들고 나올 거란 예상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보다. 1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AMP 라이브 클럽에서 열린 음감회에서 정은지는 이렇게 말했다.
"걸그룹이 솔로로 나와도 춤과 노래를 같이 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다. 그런데 그런 생각과 달리 제가 포크송을 가지고 나왔다. 곡을 발표하기 전에 주변 분들에게 들려줬더니 '노래는 좋은데 팬들이 의외라고 생각할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저는 '위로'라는 이 콘셉트가 마음에 쏙 든다. 에이핑크 정은지로서 화려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참 재미있고 좋은데, 솔로 정은지는 확실히 더 서정적이다. 저는 '하늘바라기'처럼 나지막한 가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앨범은 제 취향대로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느낌이 짙다."
정은지는 '하늘바라기'에서 자신의 특장점인 화려한 가창력을 뽐내지 않았다. 큰 기교 없이 담담하고 편안하게 불렀기에 더욱더 서정성이 짙게 배어나왔다. 그렇게 노래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희 아빠 엄마는 맞벌이를 하시며 정말 열심히 사셨다. 뮤직비디오에 벽화 만지는 부분이 있는데, 채소장사 트럭 그림이 등장한다. 제가 감독님께 촬영 전에 부모님께서 제가 어릴 때 채소장사를 했던 이야기를 했더니 넣어주신 장면이다. 찍을 때 마음이 짠했다. 지금 해외에서 일하는 아빠에게 '이젠 나도 돈을 버니 한국 들어오시면 안 되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아빠는 그렇게 하면 자식한테 기대는 것 같다며, 열심히 일할 수 있을 때 더 일하고 싶다고 하셨다. 억지로 들어오게 할 순 없는 노릇인가 보다."
이번 솔로앨범에서는 에이핑크가 아닌 '정은지'가 꿈꾸는 음악을 접할 수 있다. 가수로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모습을 묻는 질문에 그녀다운 대답을 내놓았다.
"어떻게 되고 싶다는 이상향은 특별히 없다. 그저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를 하는 게 꿈이다. 저는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표였다. 제 성격이 한량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바라는 것은 하나, 평생 내가 좋아하는 노래나 부르면서 사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르면 진정성 있는 자신이 잘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노래는 꾸며낸 기색이 별로 없다. 봄을 배경으로 했지만, '봄을 겨냥한' 목표 지향적인 노래도 아니다. 그냥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낸 편안하고 따뜻한 곡이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내 노래를 듣고 사람들이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것, 따뜻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것이 내 꿈이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정은지. 그의 진심이 통한 걸까? '하늘바라기'는 18일 자정 공개 직후 멜론, 지니, 네이버뮤직, 엠넷, 벅스뮤직, 올레뮤직, 몽키3, 소리바다 등 국내 8대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 1위에 올랐다. 역시 진심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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