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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화신 Aug 04. 2017

지코, "우린 모두 예술가니까"




지코 말에 한 표, 
우린 모두 예술가니까




[이끼녀 리뷰] 지코 'Artist', 힐링송보다 더 힐링되는 노래




"We are we are we artist baby"


이렇게 시작하는 지코의 'Artist'는 메시지가 선명한 노래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란 것. 뭘 그게 메시지까지 되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삶을 즐겁게 살아갈 열쇠가 분명해 보인다.


꼭 그림을 그리거나 피아노를 쳐야 예술가는 아닐 것이다. 접시 위에 예쁘게 음식을 담거나 신발끈을 조금 다른 모양으로 묶어보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동도 예술적 행위가 될 수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making'한다는 게 예술의 핵심이고,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란 걸 지코의 노래를 통해 상기하게 된다. 


"From now on/ 모든 것을 백지로 되돌려 놓고/ 생각 말고 저질러 붓은 너가 쥐고 있어/ 제일 감각 있잖아 자기 집 거울 앞에선 yeah/ Life is short Art is long/ 너나 나나 쟤나 I make'em say" 


한 작가는, 어린아이들이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도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종의 예술적 행위라고 말한다. 한 피아니스트는, 빗자루질을 할 때 아름다움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한다면 그 행위 역시 예술 행위가 되는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지코의 'Artist'가 재미있는 건 "나는 예술가"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는 예술가"라고 말하는 데 있다.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강한 에고를 지닌 이유로 '나만' 특별하고 '나만' 예술가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라고 외치는 지코의 목소리는 귀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 슬픔이나 기쁨처럼 감정을 표출하는 데 집중하는 많은 노래들과 달리 자신이 생각하는 걸 담아낸 'Artist'의 가사가 참신하다.   


"시선 빼 그러다 목에 담 와/ 손에 잡히지 않는 건 다 놔/ 구색 따윈 갖추지 말자/ 흥얼대 혼자 샤워할 때처럼 Like whoo yes/ 난 나이를 먹지 않고 도로 뱉을 건데"


그럼 어떻게 예술을 하는 거냐고? 구색 갖추려 말고,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말고 혼자 있을 때처럼 자유로운 태도로 자신을 표현하라는 지코의 조언이 유용한 답이 될 것 같다. 이러한 노랫말에 맞게 뮤직비디오도 어깨에 힘주지 않고 조금은 코믹한 B급 정서를 담아내 메시지를 살렸다. 


위로와 희망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힐링송도 좋지만, 지코의 'Artist' 같은 곡도 색다른 방식의 힐링을 준다. 저마다 예술가로서의 면모가 있으니 자신만의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해보라는 그의 부추김은 지루한 일상이 따분한 리스너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리듬도 신난다. 그의 말대로 우린 이미 손에 붓 한 자루씩 들고 있으니 주저할 것 없이 즐겁게 인생을 'making' 하면 되는 일이다.


"미루지 마 즐거움을 그건 저축이 불가능/ Somebody say 이 다음에 커서/ 그 커서가 바로 지금/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Answer me what you gon do/ 행복의 언저리에서 고민은 금물"


'Artist'의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편곡은 곡의 메시지를 살리는 또 다른 요소다. 이 곡이 실린 지코의 두 번째 미니앨범 < Television >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지코가 직접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해 자신의 색깔을 담았다. 이번 앨범에서도 지코는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Artist로 한 단계 성장한 면모를 발휘한 듯하다.




기사입력 17.08.0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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