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은 영혼을 꿰뚫는 무기
(눈빛으로 말하다)
(8할은 눈빛에 있다)
배우들이 연기 변신을 하면 눈빛부터 바꾼다. 의상이나 메이크업으로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내면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라면 눈빛에 먼저 변화를 준다. 어떤 대본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주인공에게 대사 대신 지문만을 줄 뿐이다. 지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텅 빈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러면 배우는 말 대신 눈빛으로 분노를 표현해야 한다. 왜 나를 배신했냐고 눈빛으로 물어야 한다. 눈빛은 언어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때론 침묵이 진실을 담고 있다. 그래서 말 대신 침묵을 던질 때가 있다. 이런 침묵의 대화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건 눈빛이다. 언어가 없어도 눈빛으로 감정표현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일 아닌가? 눈빛은 말투, 목소리, 표정 이상으로 의사소통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다. 가수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할 때 눈빛 하나로 관객을 제압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곡에 따라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했다가, 노래가 바뀌면 금세 애교 가득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관객의 마음을 홀린다.
우리가 말을 할 때, 무대 위의 가수처럼 눈빛을 사용할 줄 안다면 진심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될 것이다.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다”란 말도 있지 않은가.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빔 프로젝트 화면에 대고 빨간 레이저만 쏜다고 청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건 아니다. 발표자의 두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야 한다.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기운’ 혹은 ‘아우라’는 8할이 눈빛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세미남, 절세미녀라 할지라도 매사에 흐리멍덩하고 자신감 없는 눈빛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잘 생기거나 예뻐보일 순 있어도 결코 매력적일 수는 없다. 흔히 연예인을 볼 때 “후광이 비친다”고 표현하듯 눈빛이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후광이 비친다.
눈빛은 영혼을 꿰뚫는 무기다. 우리의 마음이 희망에 가득 차 있을 땐 자신도 모르게 눈빛에 생기가 돈다. 나 또한 좋은 생각에 가득 차있고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주위로부터 “뭔가 달라 보인다”, “피부가 좋아진 것 같다”, “머리스타일 바꿨느냐” 등의 말을 듣는다. 외적으로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아도 생기가 더해진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