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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민혁 May 16. 2016

지난 3달 간, 신나게 세금을 내다 깨닫다.

3월 부가세, 4월 건보료 폭탄, 5월 종합소득세 3개월 연속으로 나가니 요즘 멘탈이 나갔다. 참고로 주식회사인데 왠 종소세인가 한다면, 지금 회사가 작년 1-8월까지 개인사업자였다. 그러다 회사매출 급증에 놀란 세무사무소가 법인전환을 빨리 해야한다고 하여 작년 8월 11일에서야 주식회사 전환되었기 때문.


아무튼 멘탈이 요즘 나갔다가 좀 추스려진다. 그래서 머릿 속으로 대략 계산하니 지난 1년간 낸 세금이, 내 전직장 1년 연봉을 뛰어넘네... 한때 내 연봉금액보다 더 큰 액수를 세금으로 냈다니 참 스스로가 감개무량하고 포지티브한 마음과 더불어 세금이 무섭고 징그럽다는 네거티브한 마음이 동시에 든다.


그리고 이제와 생각해보니 한국 정부가 청년을 대상으로, 혹은 명백히 사업해서는 안될 나사풀린 자에게도 세금을 투입해 국가지원하는 이유를 느꼈다.


우리나라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아니다. 대부분 대출형식 지원이고, 그나마 알량하게 조금 존재하는 순수 지원금 형태는 엄청난 감사를 한다.(가끔 뉴스에 국가 지원금 유용한 사람 색출해서 깜빵 보냈다는 것이 후자의 경우를 지원받은 창업가다. 대출 형식의 창업지원을 받은 창업가는 빚쟁이 방식으로 다 뺏는다.)


아무튼 국가가 청년이나 명백히 사업하면 안되어 보이는 멍청한 사람에게까지 세금을 투입해 창업 인큐베이팅이니 지원을 하는 이유를 알았다.


나처럼 사업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자는 물론 세금을 이빠이 걷으니 투입한 세금 이상의 이익을 본다.


사업을 할 지능이 안되어 보이는 사람에게 무작정 쥐어주는 돈도 결국 회수다. 그런 사람은 신용불량자를 만들건 차압을 하건 결국 망하기 전에 질질 냈던 세금도 있고 이자도 있는데, 추가적으로 신용불량자로 만들고 차압도 하니 말이다.


이러니 정부가 창업지원을 하면 할 수록 결국 이득이다. 회수의 시간 차이만 있을 뿐이나 결국 이득이란 소리. 그러니 정부가 멍청이건 똑똑이건 모두에게 다 지원하는 것이다.


마치 조선시대 때 농공들의 땅이 국가 소유이니 모든 농공들이 농사짓도록 뺑뺑이만 돌리면 조선왕과 사대부는 돈을 버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한국엔 창업 풍토가 외국과 다르게 독자적인 방식(엔젤투자가 전무하고 대출 방식이란 점 등)으로 창업 지원을 하는 것이다.


뭐 이미 알 사람들은 '이제서야 깨달은겨?' 할 수 있다. 그렇다. 사실 이제서야 깨닫긴 했다. 아무튼 폭탄적 세금은 결국 많이 벌었기 때문이니, 우리 회사가 잘나서 그런거라 포지티브 쪽으로 생각해야겠다.


작년부터 건보료 인상에서 의료비 같은거 공제 범위 축소, 연말정산 환급액 줄이기, 담배 및 술값 인상, 스타트업 붐을 부추겨 명백히 사업하면 안되는 멍청이를 사지로 몰아넣는 창업지원 등등 정말 나라기 걷어진 돈은 참 늘긴 했을 것이다.


아... 무언가 드라마 추노의 장혁이 된 것 같다. 창업하면 노비에서 도망을 친 줄 알았는데, 아직 '도망노비'일 뿐이다. 이건희 회장이나 조현아 부사장 같은 사대부가 아닌 이상, 이 나라에선 결국 모두 노비 혹은 도망노비 정도일 뿐이다.


뜬금포 정리로 글을 맺자면, 이 땅에 진정한 자유주의와 건전한 자본주의가 자리잡길 기도한다. 그래서 노동을 열심히 하면 할 수록, 그리고 노력을 하면 노력한만큼 노력한 사람에게 이득이 주어지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이 나라는 자유주의가 없고, 전체주의적이고 관치주의적이다. 이 나라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기존에 자리잡은 일부 세력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봉건주의다.


아무튼 우리는 모두 노비 혹은 도망노비인 걸 실감하며 임재범의 노래 '낙인'을 듣고 자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MV1_94aQ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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