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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민혁 Apr 04. 2017

괴물 같은 헬조선

영화 괴물 속의 일이 실제 일어난다면 '진짜 영화 내용대로' 될 것이다.

영화 괴물에서 가장 무섭고 헬조선 다운 것이, 주인공이 실존인물이라면 진짜로 영화 내용대로 될 것이란 점이다. 실제 세월호 사고의 수습과정이 보여준 대한민국 사회가 그러했으니.


2017년 현재 한강에는 매점 컨테이너가 사라졌다. 그 알량한 소상공인의 이득은 새로 들어온 재벌 대기업 브랜드가 달린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란 정책이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을 한 매점 컨테이너와 돗자리를 미개하고 더러운 것으로 치부하여 깨끗하고 선진적이라고 하는 재벌기업 편의점으로 바꾸었다.


지엽적인 잡담을 추가하자면 나는 한국 문화 중 가징 더럽고 미개한 게 김치라 본다. 전통대로 독을 묻으면 흙에서 썩은 거 꺼내먹는 모양새고, 맛은 질컹하고 맵고, 나트륨 과다로 한국인 위암 발생률 1위에 기여하는 쓰레기 음식이라 본다.


웃긴 게 김치는 외국인에게 그렇게나 먹이고 하면서, 진짜 우리 현대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떡볶이 분식은 미개하게 바라본다. 그래서 G20 같은 국제 이벤트가 있으면 종각과 홍대입구역 떡볶이 가판부터 단속해 백인들이 못 보게 하려고 난리다.


이점이 굉장히 웃긴 게 한국인 다수는 진짜 한국식이란 걸 모른다. 중국 주자학의 상징인 태극이 우리 민족 정서라 착각하고, 조선 말기에나 생긴 고추 범벅 김치(조선 중기까지 백김치 스타일만 존재했음. 고추 범벅 김치는 200년밖에 안되었다.)를 우리를 대변한다 본다.


한마디로 한국인 스스로가 우리 한국 정서를 모르는 것. 우리 한국 정서와 시대상은 떡볶이와 같은 분식, 홍대 클럽, 소주 술문화 등이다.


문화란 것은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의 취향과 방향이 정리된 것이다. 엉터리 컨셉을 하나 삼은 다음 그 컨셉에 맞추려는 것은 문화가 아닌 관치주의 행정 혹은 가짜 연기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걸 뚫어낸 것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외국 성향을 분석하고 그 분석에 따라 무언가 기획적으로 미국 진출을 한 박진영과 달리, 싸이는 그냥 한국인으로서 한국 댄스 음악 만드니 외국에서 반향을 일으킨 것.


지엽적 잡담이 길었는데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영화 한강의 경우 실제 사건일 경우 송강호의 억울함은 끝나지 않았다. 그가 운영하던 매점 컨테이너는 철거당하고 그 자리엔 재벌 대기업 편의점의 유통망에게 집어삼켜졌을 테니 말이다.


괴물에게 꿀꺽 삼켜진 고아성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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