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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 하나, 아픔 둘

by 원당


덩굴 하나, 아픔 둘




붙들었다


쇠창살이 아닐지라도

덩굴처럼 기어올랐을 거다


같이 있어도 외로웠고

걸어도 끝나지 않는 길 같았다


말하지 못한 말들이

녹처럼 들러붙어

숨을 가로막았다


내가 의지했던 덩굴

그 위로

빛이 스민다


덩굴 하나를 기억한다

그건 버팀목


아픔이 둘이라 해도

절망은 지나가고 있다


아주 느리지만

그 위로 분명

햇살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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