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들었다
쇠창살이 아닐지라도
덩굴처럼 기어올랐을 거다
같이 있어도 외로웠고
걸어도 끝나지 않는 길 같았다
말하지 못한 말들이
녹처럼 들러붙어
숨을 가로막았다
내가 의지했던 덩굴
그 위로
빛이 스민다
덩굴 하나를 기억한다
그건 버팀목
아픔이 둘이라 해도
절망은 지나가고 있다
아주 느리지만
그 위로 분명
햇살이 내리고 있다
•2003년 수필 등단, 디카시와 디카에세이를 즐겨쓰고, 지금은 수필은 물론, 소설과 디카에세이 등 다양한 징르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