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와 태도

직장도 다르지 않다.

업무 능력이 비슷하면, 먼저 인사하고 약속을 지키며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이 더 많은 신뢰와 기회를 얻는다. 회의실에서 남의 말을 끊지 않고, 피드백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문제가 생기면 핑계보다 해결책을 먼저 꺼내는 태도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런 태도는 팀의 리스크를 낮추고 협업의 속도를 높여, 결국 성과로 돌아온다. 일 잘하는 법은 기술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끝까지 가게 만드는 힘은 태도다. 그래서 직장의 경쟁력도 결국 태도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오타니 쇼헤이가 늘 강조해 온 것도 다르지 않다.

그는 실력이 비슷하다면 인사 잘하고 교양 있고 겸손한 선수가 더 많은 기회를 얻는다고 말해 왔다. 사람 마음이 그런 선수에게 더 가기 마련이고, 결국 마음가짐, 곧 태도가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 목표를 세울 때도 구속, 제구 같은 기술 목표 옆에 ‘감사’, ‘예의’, ‘인간성’ 같은 항목을 함께 적어 넣었다. 지금도 큰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으면 먼저 감사와 존중을 말한다. 그래서 그의 말은 구호가 아니라 습관에서 나온다. 진짜 실력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태도가 기술을 끝까지 밀어 올린다.


능력주의를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능력과 실제 평가 사이의 간격에 대한 불만을 전제로 깔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능력만 제대로 평가되는 사회라면 나는 지금보다 더 높은 평가와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런데 막상 그 능력주의의 기준이 자신에게는 그만큼의 점수를 주지 않을 때, 그때는 제도가 불공정하다고 말한다. 억압이나(역) 차별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노력과 과정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항변하면서, 앞서 주장했던 것과는 다른 논리를 꺼내 오곤 한다.


자기 인식과 제도적 평가 사이에는 늘 이 정도의 간격이 있다.

그래서 나는 ‘능력주의’라는 말을 앞세우는 사람들을 쉽게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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