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허접한 게 아니라, 태도가 허접한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일 이야기다. 회사 욕, 상사 욕, 하는 일에 대한 푸념이 끝이 없다. 특히 후배들을 보면 그런 말이 많다.


“여기서 평생 이 일만 하다가 끝나는 거 아닐까요.”

“제가 하는 일은 솔직히 허접하잖아요.”

농담처럼 웃으면서 말하지만, 표정은 썩 웃기지 않다. 그런데 회사를 조금만 멀리서 보면 풍경이 비슷하다. 애플이든 엔비디아든, 이름도 처음 듣는 동네 사무실이든, 결국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일의 구조는 그리 다르지 않다.


각자 맡은 자리가 있고,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이 모여 회사라는 이름으로 이익을 남긴다. 간판은 화려한데 일하는 태도가 허술한 곳이 있다. 반대로, 규모는 작아도 자기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버티고 있는 곳도 있다.


바깥에서 볼 때는 브랜드와 매출만 보이지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안다. 이 조직이 일을 대하는 태도부터 허접했는지 아닌지. 문제는 결국 그 태도다. 스스로 자기 일을 “허접한 일”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 일은 정말로 하찮은 일이 된다. 같은 일을 해도 마음속 값어치가 확 깎인다. 그런 눈으로 회사를 보면, 회사도 금세 초라해진다.


이건 직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영자나 팀장도 똑같다. “어차피 우리 회사 일은 이 정도지 뭐” 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대하면, 그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자기 일을 대충 취급하게 된다. 간판이 크다고 예외는 아니다. 이름이 유명하다고 해서 그 안에서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는 건 아니다.


매출은 잘 나오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대충대충 돌려 막는 회사도 있다. 그런 곳을 굳이 멋지게 포장하자면, 간판만 비싼 허접한 회사다. 나도 예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같이 거들었다. “맞아, 이런 회사에서 오래 버티면 손해야.” 요즘은 그냥 웃고 넘기는 쪽을 택한다. 대신 속으로는 늘 같은 말을 되뇌게 된다.


이 세상에 원래부터 허접한 일은 없다. 다만 그 일을 허접하게 만들고 있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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